뉴욕한인 콜택시 업계가 과당 출혈경쟁과 치솟는 개스값으로 이중고를 앓고 있다.현재 대부분의 한인 콜택시들이 3달러의 기본요금을 유지하면서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스 가격이 계속 치솟아 레귤러 개솔린의 평균 가격이 3달러96센트로 1년전에 비해 43센트나 올라 콜택시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비현실적인 가격 경쟁
지난 6개월간 뉴욕한인 콜택시 기본요금은 3달러로 유지되고 있다. 2년 전 업계의 과열경쟁 중단 합의로 기본요금을 6달러로 인상했으나 지난해 한 신생 업체가 기본요금을 3달러 낮추는 파격 홍보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업계 전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기본요금을 낮춘 상태다.

지난 86년 커피 한잔이 30센트였던 당시 콜택시 기본요금이 4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무궁화콜택시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가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콜이 뚝 떨어져 결국 지난해 11월부터 기본요금을 낮춰 운영하고 있다"며 "기사들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콜 비용을 할인, 매달 1만달러 정도 손해를 보고 있지만 뽀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과당경쟁으로 가장 큰 피해는 콜택시 기사들이 받고 있다. 플러싱에서 만난 콜택시 기사 김모씨는 “기사들의 수입은 줄지만 매주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콜비(사납금)’는 그대로”라면서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근무를 더 해야 하는데, 그럴수록 휘발유 값 등 유지비도 많이 나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계속 오르고 있는 개스 가격도 콜택시 회사와 기사들에게 큰 부담이다.
개솔린 정보사이트인 개스버디닷컴(Gasbuddy.com)에 따르면 뉴욕시의 레귤러 개스 가격은 3달러96센트, 뉴저지도 3달러54센트로 1년전에 비해 각각 43센트나 올랐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영향으로 조만간 평균 4달러, 6월이후에는 5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출혈경쟁의 이유와 대책
콜택시업계의 과당경쟁은 무엇보다 회사 설립이 쉽기 때문이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 몇 명만 모여 전화번호 하나를 가지고 광고를 시작하면 콜택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한 콜택시 회사의 관계자는 “신생업체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비스보다 요금 인하로 고객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 일원의 한인 콜택시회사는 30여곳이다. 지난해 3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그러나 한인 콜택시의 대부분은 뉴욕시 택시리무진국(T&LC)의 라이센스가 없는 불법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콜택시회사는 T&LC의 회사 라이센스를 받아야 하며, 기사들도 별도의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뉴욕 일원의 콜택시 기사 중 라이센스 소지자는 별로 없다. 실제로 뉴욕한인 콜택시 종
사자 가운데 하루에 10달러 정도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T&LC 콜택시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는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인 고객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인 콜택시 업계 종사자들은 가격만 싸다면 위험과 위법성을 고려하지 않는 한인 소비자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콜택시 이용 시 T&LC 등록 콜택시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싼 업소만을 찾기 때문이다. 88콜택시의 샘 한 대표는 "결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며 "불법 콜택시를 타는 한인들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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