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스푼 목요 급식 현장서 “한인업주가 임금체불” 등 애로사항 경청
봄기운이 완연했던 1일 낮 애난데일의 굿스푼선교회 사무실 앞.
목요 급식 봉사팀이 나눠주는 점심을 받기 위해 줄을 서있던 일일 라티노 노동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니폼을 입은 이건 메이슨 디스트릭 경찰서장이 눈에 띄었다.
불체자 단속이라도 나온 것일까? 그러나 이 서장을 반갑게 맞는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목사를 보며 라티노들은 금세 긴장을 풀었다.
“1년에 몇차례 훼어팩스 카운티 경찰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굿스푼 사역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유대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그렇게 합니다. 보통 스페인어를 잘하는 휘하 경관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직접 나오셨네요.”
점심 급식을 시작하기 전 이 서장은 라티노 노동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인 건축업자에게 고용돼 두 달간 열심히 일했지만 노임 1,800달러를 아직 못받았습니다. 육체적, 심적 고통이 너무 큽니다.” 니카라과 출신 호세 바스께스 씨가 호소했다. 이 서장의 굿스푼 방문도 이 때문이었다. 불체자들의 약점을 이용해 임금을 떼먹는 사례가 많이 접수되자 직접 노동자들의 말을 들어볼 셈이었다.
이 서장의 대답은 분명했다. “불체자라 할지라도 범법 사실이 없는 사람은 차별하지 않는다. 누구든 일을 했으면 약속한 임금을 제 때에 받을 권리가 있다. 노임을 주지 않은 채 신분 문제를 거론하며 신고하겠다고 공갈 협박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담당하는 버지니아 져스티스센터의 아놀드 보르하 씨가 옆에서 거들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법을 잘 몰라 고충을 당하고 있다. 영어나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당하는 피해도 많다. 임금 체불 문제에 봉착하면 사업장의 주소, 고용주 이름,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를 적어 제출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민정을 살피는 이 서장의 오후 나들이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듣는 선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80여명의 노동자들에게 점심 도시락과 음료수를 일일이 나눠줬고 함께 식사하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다양한 인종들과의 교류와 이해를 넓혀가는 굿스푼 섬김 사역이 더 확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인 봉사자들에게 바람도 전했다.
일한 만큼 대우를 받는 ‘공정한 사회’ 건설에 앞장서는 훼어팩스 카운티 경찰의 격려가 고마운 굿스푼은 부활절인 다음 달 7일 라티노 빈민 300명을 초청해 다시 큰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후원 및 봉사는 언제든 환영이다.
문의 (703)622-2559 김재억 목사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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