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이가 불링의 가해자라구요?”
▶ 잇단 왕따 사건으로 학교당국 민감해져 언어 등으로 친구 괴롭히는지 잘 살펴야
일주일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모씨(오린다 거주)는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쓴 쪽지가 문제의 발단이 되어 호출을 받은 것이다. 이씨는 마이클이 랄프를 죽인다는 내용의 쪽지를 아들이 쓴 것으로 발견됐다는 말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담임선생은 마이클의 엄마가 이 쪽지를 발견하고 학교로 가져왔다며 큰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행동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담임선생은 “최근 오하이오주에서 왕따당한 학생이 총기사고를 내고, 11세 소녀끼리 남자친구를 두고 싸우다 1명이 숨진 롱비치 윌라드 초등학교 사건 등으로 학교가 민감해졌다”며 “작은 사건일지라도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부모를 부르게 됐다”는 배경도 설명해주었다.
이씨는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았지만 더 당황스러웠다. 사이가 좋지 않은 마이클과 랄프를 친구로 둔 아들이 마이클이 좋아하는 말을 써준 것뿐이라고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그는 아들이 ‘죽인다’는 말의 심각성을 모르고 한 일 같아 학교생활의 가벼운 에피소드로 넘어가야 할지 아니면 따끔한 벌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씨는 매일같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을 마치고 늦게 들어오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이와 대화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것도 걸리고, 혹시 정서적인 불안정과 감정의 변화가 심해진 사춘기는 아닌가 의심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불링(bullying, 왕따 혹은 집단괴롭힘)은 피해학생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한 채 의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재미 차원으로 불링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이 많지만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교육시키고 있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부모들은 자녀가 피해자로 괴로움을 당할까만 염려하고 자기 자식이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가해자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길 꺼려한다”며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다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고려해 자녀의 학생생활에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갑자기 학교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교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감정의 변화가 격해진 것은 모두 이상징후로 볼만하다. 특히 아이의 옷이 찢어졌거나 타인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면, 설명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거나 친구와 교류가 없고 학교가기를 꺼린다면 불링의 징후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또한 두통과 복통 그리고 다른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이 또한 징후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해학생 피해학생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과 끊임없는 관심”이라며 “흥분한 상태보다는 감정을 공유한다는 자세로 아이의 이야기를 유도해서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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