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는 하려고만 한다면 할 일이 많다. 이민인구가 급성장한 1970년대엔 초기 이민자들의 가이드 역할에 집중했고 80년대까지는 한국의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정신의 일익도 담당했다. 재미한인 이민사가 길어지면서 이민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기관들이 증가하고, 한국의 민주화 이후 반정부 투쟁도 사라지면서 정체성을 잃는 듯했지만 한인회 ‘존재의 이유’는 오히려 선명해졌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각 단체를 연결하고 통솔하는 ‘리더의 역할’이고 밖으로는 ‘한인사회 대변자로서의 봉사’다.
따로 구심점이 없는 이민사회에는 중요하고도 절실한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한인회에 대한 한인들의 생각을 묻는다면 아마도 ‘무관심’에서 ‘불신’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회장후보끼리 임원끼리 패지어 싸우다 걸핏하면 법정으로 달려가는 통에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한인회 무용론이 등장한 것도 여러 차례였다.
제31대 LA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달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주 선거 일정을 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17~18일 입후보자 등록, 20일 기호 추첨, 5월19일 투표로 선거 일정이 잡혀가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선거운동은 4월20일부터 시작될 것이다. 결국 한인회를 2개로 쪼개놓았던 2년 전 한인회장 선거파행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관련자들은 준비 단계부터 최소한 두 가지는 명심해야 한다.
우선 후보다. 능력과 양식 갖춘 후보가 나와야 외면했던 한인들의 관심이 돌아온다. 누구든 출마하기 전 ‘한인회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며 자문해 보기 바란다 : 나는 ‘한인사회 대표’로 불릴 자질을 가졌는가. 나는 ‘코리안 아메리칸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치열하지만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어야 한다. 막무가내 아집이 아닌, 양식 갖춘 후보들이 당당히 싸우려면 무엇보다 선관위의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역량있는 후보, 투명한 선거 위해 철저히 준비한 선관위 - 이 두 가지만 보장된다면 새 한인회장 선거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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