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에서 코카인 검출‥마약이 심장 마비 불러
지난 달 호텔방에서 급사한 팝 가수 휘트니 휴스턴(48)의 사인은 익사로 결론났지만 익사 사고를 부른 것은 마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소는 시신 부검 결과 휴스턴이 심장 마비의 일종인 심장 동맥 경화가 와서 욕조에 넘어져 익사했으며 심장 마비는 코카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22일 (현지시간) 발표했다.
코카인 중독은 심장 근육을 크게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휴스턴은 발견 당시 욕조에 엎드린 자세로 얼굴이 물 속에 잠겨 있어 익사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검시소 대변인 크레이그 하비는 휴스턴의 시신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 검사에서 코카인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에드 윈터 검시관은 동맥 안에서 발견된 혈전은 마약을 복용하면 흔히 생기는 것이며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검사에서는 마리화나와 신경안정제 재낵스, 근육이완제인 플레세릴, 항히스타민제 등도 검출됐다.
그러나 검시소는 마약 복용으로 생긴 혈전이 사망 당일 심장 동맥 협착을 불러 일으킨 주범인지는 확실치 않으며 코카인을 제외한 다른 약물은 휴스턴의 사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하비는 덧붙였다.
외상은 없었으며 타살 혐의점도 전혀 없었다고 검시소는 확인했다.
검시소의 부검 결과를 접한 전문가들은 그래미상 전야제에서 공연을 앞두고 긴장한 나머지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복용했다가 심장 동맥에 협착 증세가 오면서 의식을 잃은 휴스턴이 물이 담긴 욕조로 쓰러져 무의식 상태에서 익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의대 병리학과 마이클 피시빈 교수는 심장에 부하를 주는 코카인 복용이 휴스턴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피시빈 교수는 "그렇지 않다면 꼼짝 못하고 욕조에 엎어진 채 사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휴스턴의 시신에서 검출된 코카인의 분량과 사망에 이른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을 담은 부검 최종 보고서는 2주 후에 공개된다.
지난 2월 11일 휴스턴이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호텔방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대부분 언론은 휴스턴이 마약과 술에 취해 의식을 잃어 욕조에 빠져 익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종 부검 결과 역시 이 추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휴스턴은 결국 한때 탐닉했던 마약에 발목이 잡혀 재활의 꿈을 펼쳐보지 못한 채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셈이다.
휴스턴의 숨진 호텔 방에서는 신경안정제로 널리 쓰는 재낵스와 바륨이 상당량 발견됐다.
재낵스와 바륨은 의사의 처방을 받으면 얼마든지 복용이 가능한 합법적인 의약품이지만 과다 복용하면 부작용이 크다.
재낵스와 바륨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치료에 주로 처방한다.
한때 코카인과 마리화나 등 마약에 빠졌다가 재활에 나선 휴스턴은 몇차례 다시 마약에 손을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의 매니저이자 올케 패트리샤 휴스턴은 "사인이 밝혀져서 반갑긴 하지만 조직 검사에서 마약이 검출됐다는 것은 슬픈 소식"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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