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상무부 삼성·LG 하단형 제품에 대해 부과 ITC 결정 남았지만 번복사례 없고 사실상 영구적 관세율 최고 30% 달해 최악 경우 수출 포기 검토
최근 미국 상무부가 한국 수출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그 파장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과 LG 등 가전업체들은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 하단냉동고형(이하 하단형·사진) 냉장고의 대미 수출을 포기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통상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23일 “상무부가 한국 냉장고에 부과한 덤핑 관세율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 가전업체들은 이 수준의 관세율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덤핑 관세 자체는 한시적 조치이지만 지금까지 미국은 한번 부과하면 계속 연장해 왔기 때문에 사실상 영구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해당제품은 대미 수출길이 막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형 냉장고에 대해 5~3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한국산은 5.16%, 멕시코산은 15.95%, LG전자 제품은 한국산 15.41%, 멕시코산은 무려 30.34%가 적용됐다.
아직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무부의 조치가 ITC에서 번복된 사례는 거의 없어 이 세율은 그대로 굳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두 업체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 중이지만, 별 실효는 없다는 지적이다.
하단형 냉장고는 상부가 냉동고, 하부가 냉장고로 되어 있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키가 큰 미국인 체형에 맞게 상부엔 냉장고, 하부엔 냉동고가 설치된 제품이다. 현재 미국 냉장고 시장의 주력 유형으로, 삼성과 LG는 이 시장에서 약 절반(46%)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 백색가전이 미국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단형 냉장고의 영업 이익률은 약 5%대. 때문에 상무부 결정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관세율로는 더 이상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는 15~30% 관세를 맞게 된 LG전자 쪽이 훨씬 심각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 상태라면 하단형 냉장고는 접고 일반형이나 양문형 냉장고만 수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그렇다 해도 주력제품을 포기하는 만큼 손실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하단형 냉장고의 대미수출 포기를 심각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하단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는 두 회사에 시장을 빼앗긴 미국 백색가전 업체 월풀의 제소에 따른 것. 월풀은 냉장고 외에 한국산 세탁기 역시 반덤핑혐의로 제소, 현재 상무부와 ITC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방시장을 한국에 내준 미국 가전업계의 법적 반격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면서 “만약 세탁기까지 고율의 반덤핑 관세가 내려질 경우 한국 백색가전 제품은 사실상 미국시장에서 설 땅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