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시민 2,000여명, 플로리다 소년 피살 항의시위
후디 차림에 손에 캔디, 드링크 들고 참가
한달 전 17세 흑인소년 트레이본 마틴이 플로리다에서 방범 자경대원에게 어이없이 총격 피살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에서도 25일 2,000여명이 다운타운에서 항의집회와 시위행진을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후디’(두건 달린 티셔츠)를 입고 손에 ‘스키틀’ 캔디와 아이스 티를 들어 마틴의 피살당시 모습을 재현했으며 “나는 트레이본 마틴이다” “다음은 당신 아들이 희생될 차례다”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마틴은 지난 2월 26일 플로리다주 샌포드에서 백인 주거지역의 아버지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스키틀과 아이스 티를 사가지고 나오다가 방범 자경대장 조지 지머맨(28)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지머맨은 백인과 히스패닉 혼혈이다.
지머맨은 후디를 입은 마틴을 보자 최근 그 지역에서 발생한 강도사건 용의자와 옷차림이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맞상대하지 말라는 경찰의 충고를 아랑곳 않고 마틴을 따라가 그와 정면으로 맞선 후 총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머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그를 방면했다. 플로리다 주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죽이거나 중상을 입힐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질 경우 상대방을 먼저 살해해도 기소하지 않도록 하는 소위 ‘자기 땅 지키기’ 법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 총기협회(NRA)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이 법은 지난 2005년 플로리다 주에서 처음 제정된 후 현재 22개 주가 시행하고 있다. 서북미에서는 유일하게 알래스카 주에서 비슷한 법안이 주 하원을 통과한 후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 25일 시애틀 시위는 흑인교회인 그레이터 Mt. 베이커 침례교회의 집회로 시작됐으며 참가자들은 이어 남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마틴 루터 킹 기념공원까지 시위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전국의 흑인교회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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