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링카드 다 어디 갔어?”
한인 김모(40)씨는 국제전화 카드를 사본지 오래됐다. 8년 전 미국에 처음 온 김씨는 처음에는 20달러짜리 콜링카드를 사서 한국에 전화하곤 했지만 몇 년 전 한국에서 보내온 ‘070’ 인터넷 전화를 설치한 뒤로는 굳이 급한 일이 아니면 인터넷 전화로만 한국에 통화한다. 김씨는 “인터넷 전화를 설치하면 한국과 통화할 때 한국에서 사용하는 전화요금만 내면 돼 요금 부담이 없다”며고 말했다.
‘콜링카드’로 불리던 국제전화 카드가 생활필수품인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지갑에 국제전화 카드를 하나씩 갖고서 한국에 전화할 때마다 사용하거나 친구가 필요하면 빌려줬고 셀폰 대리점이나 마켓 진열대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전화카드가 경쟁하듯이 전시되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국제전화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1분당 5센트’라는 광고 문구로 적힌 국제전화 카드는 한 때 20여종에 달했지만 지금 남아 있는 건 ‘동심’과 ‘편지약속’ ‘KT카드’ 등 3~4종류에 불과하다. 국제전화 카드를 판매하는 회사들 가운데 일부는 아예 영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종류의 전화사업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이처럼 콜링카드가 사양산업이 된 것은 보다 쉽고 저렴한 방법으로 한국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다녀오는 길에 인터넷 전화를 마련해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고 월 정액제로 한국에 무제한 전화하거나 전화를 건 만큼 요금을 내는 후불제 방식도 늘어났다. ‘카카오톡’과 같은 문자나 인터넷 채팅 등으로 한국과 직접 소통하는 방법도 다양화됐다.
하지만 콜링카드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이상을 중심으로 콜링카드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4종류의 전화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텔레콤 스탠리 백 대표는 “국제전화 카드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 사실이다. 하지만 전화카드를 찾는 사람은 꾸준하다”며 “카드번호 입력 없이 한 번에 전화를 걸 수 있는 앱을 제공하고 카드를 살 때 번호를 입력해 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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