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클랜드 소재 오이코스 대학에서 발생한 한인에 의한 총기난사 참극은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미국 사회까지 큰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5년 전 동부지역 버지니아 텍에서 발생한 ‘조승희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한인커뮤니티는 또 다시 한인이 저지른 대형 참극이 발생하자 긴장의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자칫 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한인사회를 겨냥한 비판여론은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한인들로서는 적잖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범인 고수남씨는 자신이 다녔던 이 대학의 한 교직원에 대한 복수심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막상 당초 범행 목표였던 교직원은 화를 면하고 그와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모든 범죄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고씨의 범죄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고씨는 고교를 졸업한 후 20대 초반에 미국에 이민 왔다. 미국생활에 빨리 적응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만한 어정쩡한 시기에 다른 문화권에 던져진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상당한 고충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학교 측의 설명에 따르면 고씨는 영어미숙으로 인한 왕따, 학교중퇴로 인한 좌절감과 수치심 등을 이기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극은 한마디로 고씨의 부적응이 낳은 참극이다.
이민사회인 한인커뮤니티에는 부적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고통은 대부분 개인의 문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들을 돕기 위한 봉사 및 상담 단체들이 있기는 하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참극이 발생한 후 이 학교의 한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씨의 문제는 개인의 것으로만 볼 수 없는 이민자들의 아픔”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이제 이런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일에 커뮤니티가 나서야 한다. 참극은 고통스럽지만 이를 계기로 부적응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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