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BC발 인천행, 이틀 새 두 차례나 협박전화
북한 로켓발사 강행과 맞물려 항공업계 긴장 고조
밴쿠버BC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폭파위협으로 비상 착륙했다. 확인결과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번 위협은 이틀 사이 대한항공 여객기에 대한 두 번째 협박인데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겠다고 나서 한국 주변을 운항하는 각 여객기들이 노선 조정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캐나다인 기장을 비롯해 승무원 12명과 유아ㆍ어린이 4명 등 승객 134명을 태운 KE072편이 10일 오후 2시35분 밴쿠버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이륙 후 25분 정도 지나 LA에 있는 대한항공 콜센터에 “밴쿠버발 여객기에 폭발물이 실렸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남자 목소리로 영어를 썼지만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협박전화를 받고 비상회의를 가진 뒤 KE072편에 회항하도록 지시했다. 비상 상황을 전달받은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대기 중이던 F-15 전투기 2대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여객기 주변으로 긴급 발진시켜 회항을 도왔다.
여객기는 안전규정에 따라 2시간여 동안 인근 상공을 선회하며 싣고 있던 기름을 다 버린 뒤 오후 5시30분께 밴쿠버에서 서쪽으로 70마일 정도 떨어진 밴쿠버 아일랜드의 코목스 공군기지 동쪽 해안 활주로에 비상 착륙했다. 대한항공과 군 당국은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기체 내부와 수하물 등을 정밀 수색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루 전인 9일에도 출발 전에 ‘밴쿠버발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와 2시간 동안 기체를 수색했지만 사실 무근으로 밝혀져 출발이 지연됐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협박전화가 녹음돼 있어 연방 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두 건 모두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상 착륙한 여객기는 밴쿠버 국제공항으로 회항해 기름을 채운 뒤 11일 인천으로 다시 출발했다.
대한항공은 인천-밴쿠버 구간을 주 5회 운항하고 있으며 6월 1일부터는 주 7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AP통신과 시애틀 타임스 등은 대한항공 폭파 협박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북한이 12일에서 15일 사이 로켓 추진체 ‘은하 3호’를 발사하겠다고 천명해 한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박 사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예정인 궤도를 지나는 여객기들이 현재 비행노선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밴쿠버발 대한항공 여객기 협박은 미국이나 캐나다 국 당국에게도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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