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교황이 16일로 85회 생일을, 18일에는 취임 7주년을 맞았다. 아직 베네딕토 16세는 건강하지만 최근 들어 노쇠함과 피곤함의 징조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딕토 16세가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생존 시 자진 퇴위하는 교황이 될 수도 있다는 추정들이 나오고 있다.
교황은 15일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순례자와 관광객들에게 행한 강론에서 오는 19일이 취임 7주년임을 거론하면서 "하느님께서 내게 맡긴 임무를 수행할 힘을 주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네딕토 16세는 1903년 93세에 선종한 레오 13세 이래 최고령의 교황이 됐다.
바티칸의 한 고위관리는 기자들에게 "현재 85세인 베네딕토 16세의 건강이 75세 때의 요한 바오로2세보다 더 좋다"면서 "교황은 세심한 사람이다. 건강을 잘 돌보고 있고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바티칸은 교황이 오는 9월 레바논을 방문하고 내년엔 브라질을 가게 돨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교황은 지난달 쿠바 방문 시 피델 카스르로 전(前)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내가 늙기는 했지만 아직 내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럼에도 교황이 노쇠하고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와 쿠바를 방문하고 돌아올 때 교황은 공항에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지팡이를 사용했다. 또 지난해부턴 강론을 하는 성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 걸어 올라가지 않고 이동식 연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바티칸은 전반적인 건강에는 문제가 없으나 교황이 피곤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즉위 전에 가벼운 심장발작을 두 차례 겪었으며, 고혈압과 관절염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베네딕토 16세가 역대 교황들과 다른 점은 기억력이 살아있을 때 본인의 퇴위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인물이라는 것이다. 역대 교황들 중에도 생전에 퇴위와 후계 문제를 거론한 경우는 있지만 모두 비공개로 논의했을 뿐이다. 자발적으로 퇴위한 마지막 교황은 1294년 즉위 후 불과 5개월 만에 그만 둔 첼레스티노 5세다. 1415년엔 그레고리 12세가 경쟁자의 교황 지위 요구와 관련한 분란을 끝내기 위해 마지못해 물러났다.
현재로선 베네딕토 16세를 이을 선두주자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교황은 추기경들 중에서 선출되는데 현 추기경들은 대부분은 유럽 출신이다.베네딕토 16세의 전임자는 가톨릭 사상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요한 바오로 2세다. 지난 2005년 4월19일 그 후임자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보수적 신자들에겐 영웅으로 받아들여진 반면 자유주의적 신자들에겐 미덥지 못했다. 보수파는 그가 전통적인 가톨릭의 정체성을 재확인시켰다고 상찬한다.
반면에 비판자들은 그가 개혁의 시계를 반 세기 전으로 되돌리고 무슬림, 유대교인, 개신교인 등과의 대화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실제 유대인과 무슬림들을 분노케 하는 일련의 실수들을 했고 대중적 인기는 낮다. 교황에 오르기 전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시절 그는 신학적으로 보수적이고 완고한 입장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사제의 독신 의무나 여성 사제 서품 금지 같은 가르침에 복종하지 않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바티칸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성직자들에게 또다시 강력 경고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직 중에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으로 인해 가장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에 선출되기 전에도 피해자들에게 사제들의 범죄적 행위들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해 왔다. 그러나 피해자 단체들은 바티칸이 아직 이 문제에 책임 있는 주교들에게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16일 85세 생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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