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은 한인사회에 깊은 상처를 안겨준 4.29 폭동이 발발한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역사에까지 오점으로 남은 4.29의 비극은 사회적인 갈등 속에서 힘이 없는 커뮤니티는 언제든 억울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
폭동의 상처는 깊었고 그 후유증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폭동으로 꽃 같은 한인 청년이 목숨을 잃었고 약탈과 방화로 입은 한인 피해만 4억달러에 달했다. 세월은 상처를 치유한다지만 4.29폭동이 남긴 고통이 너무 컸던 까닭에 당시의 상흔은 많은 한인들의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폭동의 발단은 흑인 운전자와 백인 경찰관간의 문제였지만 정작 최대 피해자는 한인커뮤니티였다. 일부 한인업주들의 흑인과의 갈등을 마치 전체 커뮤니티 간의 갈등인양 부각시킨 주류언론들의 왜곡이 부른 결과였다. 또 이를 적절히 수습하지 못한 한인 커뮤니티의 대응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
폭동은 비극이었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이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정치력 없이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폭동이 지나간 후 한인 커뮤니티가 한·흑간 이해를 높이기 위해 쏟은 노력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의 열정이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폭동의 아픔을 커뮤니티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삼으려면 비극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후세에게 교훈을 전승해 줄 기록보존의 공간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응시할 때 치유는 시작되고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관용의 박물관’을 세워 아픈 과거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유대인 커뮤니티를 기억하기 바란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폭동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전시하는 변변한 공간 하나 없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4.29 폭동 20주년은 기념관 건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사업을 성사시킬 수 있을 만큼 한인 커뮤니티는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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