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샌디에고에 재학 중인 대니얼 정(23)군 사건은 충격적이다. 인권을 중시하는 법치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연방 법집행관이 죄 없는 시민을 어떻게 만 4일이나 지옥 같은 환경 속에 방치했는지 관계 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자녀가 집 떠나 대학에 가있는 학부모들에게 남의 일 같지 않다. 사실 남의 일로 내쳐서도 안 된다. 마리화나를 비롯한 마약류가 대학 캠퍼스 주변에 얼마나 널리 퍼져있는 지를 생각한다면 어떤 부모도 “내 아이는 이런 일과 상관없다”고 자신할 수가 없다.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이고 끔찍하게 현실화한 것이 이번 케이스이다.
정군의 ‘악몽’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간 데서 비롯되었다. 지난달 20일 그가 놀러간 친구 집이 하필 마약거래 장소로 연방마약 단속국(DEA)이 주시하던 곳이었다. 수사관들이 들이닥쳐 마약과 총기를 압수하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연행했다. 조사 결과 정군은 무혐의로 확인되었지만 수사관이 잠시 그를 구치소 독방에 가둔 후 잊어버린 것이 문제였다. 변기도 없는 비좁은 방에서 수갑을 찬 채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보낸 만 4일은 지옥 그 자체였다. 현재 그는 DEA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그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연방당국 차원에서 철저하게 조사되고 그에 따른 징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학 캠퍼스 주변에 마약이 너무 흔한 것이 이번과 같은 사건을 초래
했다. 18~25세 사이 대학생들의 마약 사용은 지난 2010년 기준 21.5%에 달한다. 대학생 파티마다 마약류가 등장하기 일쑤이고, 이런 사실을 DEA 같은 기관이 주시하고 있으니 잘못 그런 모임에 갔다가는 급습과 연행, 구금의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부모가 다 큰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는 없다. 하지만 대화의 채널은 반드시 열어 두어야 한다. 바른 가치관과 바른 선택에 대해 항상 의견을 나눈다면 자녀가 엉뚱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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