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내 마켓에서 곧 비닐봉지(plastic bag)가 없어진다. 23일 LA시의회는 그로서리마켓에 대한 비닐봉지 사용 금지안을 13대1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약 7,500개 마켓을 대상으로 향후 16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될 금지안이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장을 볼 때 마다 재활용 백을 들고 가든지 개당 10센트씩 하는 종이봉지를 사야한다.
매년 캘리포니아 주민 1인당 평균 550개를 사용한다는 비닐봉지는 환경오염의 고질적 원인 중 하나다. 쓰고 버리는 분량은 엄청난데 리사이클링 비율은 5%밖에 되지 않고, 썩지 않아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데 그 비용 또한 상당하다. 함부로 버려진 비닐봉지는 길거리에 뒹굴거나 가로수에 걸리는 대표적 쓰레기이며 해변과 바다, 수로에 떠도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환경보호 윤리가 뛰어난 것으로 꼽히는 LA에서도 비닐봉지 사용금지 입법화는 쉽지 않았다. 몇 년에 걸쳐 캠페인이 계속되었고 시의회에서 논의만 거듭하며 유보된 지 3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에도 상정되었던 비닐봉지 사용금지안은 2010년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부결된 후 아직 되살아나지 못한 상태다.
금지안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장 “내 일자리 죽이지 말라”는 봉지제조회사 종업원들의 시위가 벌어졌고 봉지금지가 환경오염 막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반박보고서도 나왔으며 재활용백의 건강안전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었다. 소비자 개개인의 불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집에서 젖은 쓰레기를 버릴 때 마켓 비닐봉지만큼 적당한 것은 찾기 힘들다.
현재 캘리포니아 내에선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롱비치 등을 포함한 47개 도시에서 금지안이 시행되고 있다. 인구 400만 명의 LA는 이제 미 전국에서 비닐봉지를 금지하는 최대도시가 되었다. LA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캘리포니아 주, 미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질 것이다. 한 동안 불편하다 해도 “내가 버린 비닐봉지가 분해되어 사라지려면 무려 1,000년이 걸린다”는 것을 기억하자. ‘비닐봉지 없는 LA’가 ‘환경오염 없는 세상’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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