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12월18일 이민 보따리를 들고 볼티모어에 내린 그에게 미국은 두렵고 낯선 곳이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미국 생활은 어느덧 35년이 훌쩍 지났다. 검디검던 그의 머리숱은 옅어졌고 그는 황혼이 지는 시간에 집을 찾아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지나간 날들을 떠올렸다.
워싱턴 지역의 올드타이머 중의 한 사람인 윤창길 씨가 ‘나도 할 수 있다’(다솜출판)를 펴냈다. 그가 자동차 매캐닉으로 일하며 반평생을 살아온 삶의 고단하면서도 행복한 기록이다.
책에는 이민자의 리얼리티가 담겨 있다. ‘운전면허증’ ‘텃세’ ‘봉사활동’ ‘중고차 수리와 경매’ ‘영어 공부’ ‘큰 아들의 대학 입학’ 등의 소제(小題)에서 보듯 당의정 입힌 감상문이 아니라 기름때 묻은 생활의 진면(眞面)을 그대로 드러내는 고백이다.
“자랑거리보다 부끄러운 게 많은 인생이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민 후배들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는 그의 토로처럼 이민자들만이 알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오갈 데 없는 이웃집 할머니를 모시고 산 그의 따뜻한 마음씨처럼 훈훈한 봉사활동과 그의 취미인 골프 뒷담화도 빠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담겨 있다. 저자인 윤 씨는 오는 6월2일(토) 저녁 7시 한성옥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그는 “거창한 책은 아니지만 이민생활의 고락을 함께 해온 친지, 선후배들을 모시고 오랜만에 정다운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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