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인블랙 3’ 주연 배우 윌 스미스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중국 팬들과 활발한 접촉을 가졌다.

지난 달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베이징 국제영화제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중국 영화계 인사들과 부지런히 만났다.

스미스와 캐머런 감독의 중국 방문은 효과를 발휘했다.

캐머런 감독이 제작한 ‘타이타닉’ 3D 버전은 중국 개봉에서 성공을 거뒀고 ‘맨인블랙 3’도 개봉 첫주에 1천950만 달러를 쓸어담았다.

미국 영화업계는 지금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9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베이징 발 기사로 전했다.

할리우드에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이미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 영화 업계 최대의 해외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중국 영화 시장 규모는 21억 달러에 이르러 2010년보다 무려 30%나 증가했다.

올해도 중국에서는 스크린이 900개가 늘어날 예정이다.

2020년이면 중국 영화 시장 규모는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것과 같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중국 영화 시장은 이제 할리우드의 새로운 돈줄로 등장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초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스크린 쿼터 제한을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할리우드 영화 업계에 단비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런 중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졌다.

’맨인블랙3’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의 웹사이트 엠타임닷컴의 켈빈 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 미국 영화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차별화된 마케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나 감독, 제작자가 직접 중국으로 날아와 시사회에 참석하고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스미스는 팬 미팅에서 중국어로 인사말을 했다.

할리우드에서 명성이 높은 마케팅 회사 시마론의 아시아 담당 사장 센 모지즈는 "매주 수많은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될 때마다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면서 "몇년 전에만 해도 중국 영화 시장에서 마케팅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중국 영화팬들을 사로 잡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광고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엔트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미국 영화 옥외 광고에 투입된 돈은 전년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소니 영화사는 ‘맨인블랙3’ 개봉을 앞두고 2주 동안 상하이 전철역 30곳에서 15초 짜리 광고를 매일 120차례 노출하는 광고에 12만5천 달러를 들였다.

정체된 내수 시장과 달리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미국 영화업계의 구애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