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유럽 제로금리 가까워 추가 금리인하 어렵고
▶ 인도 루피화 가치하락 금 매입 규모 급감
유럽 재정위기 최고 투자등급자산 절대량 부족
투자자 미국 국채 몰려 수익률 사상 최저치
‘안전 자산’으로 여겨졌던 금의 위상이 흔들리고, 미국 국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 스페인 은행 위기 등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국채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금의 몰락
예전에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금값이 상승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돈이 풀릴 때 금은 물가 상승에 대한 위험을 차단해주는 ‘인플레이션 방어자산’으로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미국 및 유럽의 기준금리가 제로(0)에 가깝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워 금이 더 이상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 또 세계 최대 금 수입국인 인도가 루피화의 가치 하락으로 금 매입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도 금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값은 이달들어 7%나 하락했다. 지난 2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이전 거래일보다 20달러20센트 떨어진 온스당 1,55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때 온스당 2,000달러에 육박했고, 지난 2월에도 1,800달러에 근접했던 것과 천양지차다. 30일에는 금값이 반등, 전날보다 14달러70센트(1.0%) 오른 온스당 1,565달러70센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의 하락은 미국 국채와 관련이 깊다. 금값이 미국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금을 사기가 어려워진다. 최근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자, 금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국채 인기
미국 국채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30일 1.647%로 떨어지며 지난해 9월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1.67%)를 갱신했다.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는 것은 인기가 많아 국채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달러 및 국채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유럽의 재정위기로 최고 투자등급을 보유한 투자자산의 절대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국가의 숫자가 지난해 8개국에서 올해 5개국으로 줄었고, 이에 해당하는 국채 규모도 지난해 24조달러에서 올해 14조달러로 줄었다. 최고 등급의 투자자산을 일정비율 이상 보유해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전문가들도 미 국채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7%대까지 내려와 분명 과대평가돼 있긴 하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될 수 밖에 없다는 것.1.6%대까지 내려온 만큼 1.5%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TD증권의 리처드 길훌리는 금리전략담당 이사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제 1.50%까지 테스트할 것"이라고 점쳤다.
한편 10년 만기 국채는 모기지 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 하락에 따라 당분간 모기지 금리도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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