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6일 선거는 대통령과 워싱턴주 주지사 등 정치인들만 뽑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주민발의안이나 주민 투표안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올해 선거에서는 일반인들도 마리화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주민발의안(I-502)과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R-74)안이 포함돼 있다. 한인들은 전통적인 유교 관습과 종교 신념 등으로 이들 두 안건에 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인‘퍼블릭 폴리시 폴링(PPP)’이 지난 14~17일 워싱턴주민 1,0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인들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이들 두 안건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화나 합법화 50-37%로 찬성 앞서
30세 미만 및 남성 지지율 압도적 높아
마리화나 합법화를 위한 주민발의안(I-502)은 올 1월 워싱턴주민 24만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11월 선거에 최종 상정됐다. 주 정부가 마리화나 재배자, 가공자, 판매자에게 각각 면허를 발급하고 각 단계마다 25%의 물품세를 부과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I-502는 또 21세 이상이면 누구나 끽연용 대마초는 1온스까지, 대마초 음료는 72온스까지, 브라우니 등 대마초 식품은 1파운드까지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발의안의 지지자들은 “정부기관이 마리화나 판매를 단속하는 것은 이미 실패했다”며 “법 집행 당국이 새롭고 치밀한 규제방법을 통해 마리화나 판매를 합법화함으로써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세금 수입원을 창출하고 이 세금으로 마약 남용예방이나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워싱턴주와 다른 16개 주 및 워싱턴DC는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오리건, 몬태나, 캘리포니아 주도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 합법화 주민발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주민들이 11월 선거에서 I-502에 찬성할 경우 전국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주가 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0%가 찬성, 37%가 반대했고, 나머지는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준오차가 ±3% 인 것을 감안하면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를 벗어나 찬성 입장이 확실하게 우세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남성 응답자의 경우 55%-37%로 찬성이 압도적이었고, 30세 미만의 젊은층 중에서도 52%-33%로 찬성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법안의 찬성자 중에는 피트 홈스 시애틀 검사장, 존 맥케이 전 시애틀 연방검사, 유명 여행안내자인 릭 스티브스, 전 FBI 시애틀지국장인 찰스 만디고 등이 포함돼 있으며 워싱턴주 변호사협회 등도 찬성 입장이다.
반면 경찰을 포함한 단속 공무원협회 등은 반대하고 있으며, 공화당의 랍 맥키나, 민주당의 제이 인슬리 등 워싱턴주지사 후보들도 반대 입장이다.
동성결혼 합법화 51-42%로 찬성 우세
공화당 지지자는 10-82로 반대가 압도적
워싱턴 주의회는 지난 2월 전국에서 7번째로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했다. 하지만 ‘남녀간의 결혼만이 창조주의 섭리’라고 주장하는 보수단체‘워싱턴주 결혼보존(PMW)’은 시애틀지역 한인교회 신도들을 포함한 24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안(R-74)을 상정했다. 11월 선거에서 R-74가 주민들의 승인을 받을 경우 동성결혼 합법화법은 원래대로 발효되며 워싱턴주는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첫번째 주가 된다. 동성결혼법의 존폐를 놓고 지금까지 모두 32번에 걸쳐 주단위 선거가 실시됐지만 모두 부결됐었다. 올해 선거에서 동성결혼법 찬반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곳은 워싱턴, 매릴랜드,메인 등 3개 주이다. 미네소타주에서는 ‘결혼은 남녀간의 결합’이라는 결혼의 정의를 주 헌법에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찬성 입장을 천명한 동성결혼법은 아직까지도 논란을 벌이고 있는 주 정부들이 적지 않아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동성결혼법이 32번의 주 단위 주민투표에서 번번히 무효화됐지만 워싱턴주 상황은 조금 다르다. 주민들의 사고방식이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진보계열의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워싱턴주에선 지금까지 동성결혼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
이번 PPP 설문조사에서도 동성결혼법의 찬성쪽이 51%로 반대쪽을 9%포인트 앞섰다. 설문조사에 3가지 질문을 받은 응답자들 가운데 47%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30%는 ‘합법화는 반대하지만 동성커플에 결혼을 제외한 모든 권리를 인장하자’고 답했으며, 21%만이 ‘동성 커플에 어떤 법적권리도 주지 말자’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공화당 지지자들은 찬성 10%, 반대 82%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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