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매출 포기하고 주일성수 화제 박종태 씨
얼마 전 필라 시내 매녕크에 있는 컨비니언 스토어 안에서는 랜드로드와 입주자 사이에 가벼운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주인은 “주변 상권을 살려야한다”며“일요일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가게주인은“주일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일만은 문은 열수 없다”는 상반된 주장이 서로 맞섰기 때문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주일성수 문제로 가게 문을 여느냐 마느냐로 골머리를 앓는다면 아마도 그 사람 아직 배가 덜 고파 하는 소리지… 쯤으로 가볍게 치부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소위 이민자 중 신앙인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 봤을 법한 이 힘든 명제 앞에 자신의 이익 을 과감히 버리고 싸워 이긴 사람이 있으니 그는 우리와 이웃해 살고있는 박종태씨(52. 사진)다.
박씨는 오래 전부터 영생장로교회에 적을 두고 집사직 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신앙인이다. 그는 지난 6개월 전 매녕크 거리에 컨비니언 스토어를 새롭게 꾸며 입주한바가 있다. 팜트리 마켓이라는 특유한 이름의 샌드위치샾을 겸한 컨비니언 스토어다. 팜트리마켓은 이미 박씨가 3 년 전 다른 지역에서 동종의 스토어를 오픈 하면서 사업에 대박을 터트렸던 창업 고유의 브랜드 네임이라 할 수 있다.
“가게는 하나님이 지켜 주셔야만 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도 하나님이 지켜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는 이 가게를 오픈 하고 나서 매일 아침 마켓 문을 열면 종업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드립니다”. “종교관이 다른 종업원도 주인인 자신을 따라 기도를 한다” 고 했다. “종업원도 저를 신뢰하기 때문에 기도를 따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종업원들에게 가능하면 잘 해주려고 합니다. 이용걸 목사님이 설교 중에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마음을 비우라고요” 그는 “마음을 비우면 만사가 소통됨을 느낀다”고 했다. “언젠가 우리가 가야 할 영원한 나라를 생각하면 아까울 게 없다’고 말한 박씨는 “가게안에서 모르는 손님에게도 시간이 날때면 전도를 하곤 하는데 부작용은 커녕 오히려 손님이 불어난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요즘 급자기 이 지역 유명인사가 됐다. 주류사회 유명 일간지인 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6월1일자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사진과 함께 그의 일상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던 랜드로드와의 입씨름이 기사화 됐기 때문이다. 주일날 문을 여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벌일 때 마침 마켓 안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기자의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가 기자인줄도 몰랐어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는 지난 6월3일이 일요일이었는데 이날은 국제 싸이클 대회가 열린 날 이잖아요. 이날 취재를 위해 싸이클대회 종착지인 우리가게 앞을 사전조사차 들렀다는 겁니다. 그가 저에게 묻기를 “왜 일요일 날 가게 문을 열지 않느냐’ 는 거예요. 저는 주저 않고 대답했지요. “내가 우리아이들을 2~3살 때부터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주일 성수하라고 시켜왔는데 이제 와서 주일날 가게 문을 연다면 아이들에게 무슨 말로 변명을 할 수 있느냐”고 했지요. “그랬더니 그가 돌아가고 나서 다음날 사진가자가 와서 사진을 찍고 야단 법석을 떤 후에 다음날 보니 신문에 제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잖아요.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이렇게 됐네요.
“사실은 이날 집주인이 저에게 일요일 날 가게 앞에는 싸이클 대회로 4~5만 명의 인파가 몰릴 텐데 그렇게 되면 너는 이날 하루 매상이 평소 한달 매상을 훨씬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저는 하나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인콰이어러의 마이클 비티즈 기자도 이점이 아마 이해가 안 됐던 모양인데 결국 신문에 나고 말았네요”
인터뷰 초부터 “신문에 나는게 부담스럽다”고 말한 그는 “성경의 역대상 29장 11절~12절을 좋아한다”고 했다. “세상 모든것을 특히 부와 재물의 복도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언젠가 가게될 영원한 세상을 위해 지금 살고 있는 짧을 삶에 연연해 하고 싶지는 않아요.
목사님 말씀도 평소 주일을 성수하라고 강조하셨고, 아이들도 제 뜻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대화도중 손님을 맞아야 한다며 주방에 들어가 샌드위치 슬라이스를 열심히 밀고있는 박종태씨에게는 믿음좋은 아내 박진씨(48)와 슬하에 대학생인 엘리자 벳(19), 역시 대학에 들어간 큰아들 폴(18), 둘째 아들 데이빗(11)등 2남 1녀를 두고 있는 행복한 가장이다.
장동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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