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친인척, 지인들 부탁에 곤란
한국 초•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을 앞두고 한국에 친인척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있는 한인들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의 방학을 앞두고 미리부터 언어 연수, 여행 등의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테니 자녀를 돌보아 달라는 부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필라델피아 지역은 우수한 교육환경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어 청소년 어학 연수 등으로 선호하는 지역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바쁜 이민생활인데다 단기간이라곤 하지만 식구가 하나 더 느는 것은 경제적, 시간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모(48•랜즈데일)씨는“작년에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가 왔다 갔는데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한국에 있는 동생이 ‘귀한 외동아들 미국 한번 보낼 테니 잘 돌봐 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없이 받아주기는 했지만 주말마다 쉬지도 못하고 여행을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피곤해하는 아내 눈치 보랴, ‘조카 잘 부탁한다’는 동생 눈치 보랴 힘들었다”면서 “며칠 전 동생한테 전화가 와 아이가 방학 때 미국에 갔었던 이야기를 한다며 간접적으로 맡아달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특히 몇 해 전부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한국으로부터 미국에 사는 친인척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박모(39•웨인)씨는“학생비자로 입국해야만 했을 때는‘학생비자로 와서 기숙사에서 지내는 게 미국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며 자연스레 거절하기도 했지만 이젠 그조차도 어려워 졌다”며 “적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구실이 적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모(45•체리힐)씨도“사촌 언니가 중학생 딸을 유학보내기 전 이곳의 사정도 알아볼 겸 잠시 보내고 싶다고 말하는데 은근히 내가 맡아주길 바라는 눈치였다”며“‘한국에 사는 친인척들은 이곳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길어야 한두 달인데‘ 라며 너무나도 쉽게 이야기를 꺼내 난감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모(51•워링톤)씨의 경우 10년 이상 거래한 한국의 사업체 사장이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서“한 3주 정도 집에 머물 수 없겠냐는 요청을 해와 싫다고 할 수도 없고, 잘해주면 본전, 못하면 관계가 틀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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