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인터뷰
▶ ’에이브라햄 링컨: 흡혈귀 사냥꾼’ 주인공 벤자민 워커
현재 상영 중인 도끼로 흡혈귀 때려잡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스릴러‘에이브러햄 링컨: 흡혈귀 사냥꾼’(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에서 젊은 시절부터 대통령이 돼 남북전쟁을 치를 때까지의 링컨 대통령 역을 맡은 젊은 배우 벤자민 워커(29)와의 인터뷰가 지난 6월17일 뉴욕의 리츠 칼튼 호텔에서 있었다. 영화는 세스 그램-스미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6척 장신에 동안을 한 곱슬머리의 워커는 진 바지에 소매를 걷어 올린 푸른 셔츠를 입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이 대답하듯 차분하면서도 직설적으로 응했다. 워커는 시간이 흐르자 유머도 섞어가면서 인터뷰가 즐겁다는 듯이 재미있게 대답을 했는데 친절하고 상냥한 젊은이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나는 한국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더니 워커는“고맙습니다. 천만에요”라고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그는 이어“나 한국어로 하나에서 열까지도 셀 줄 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워커는 연기파 메릴 스트립의 사위다.
‘링컨의 멜랑콜리’라는 책 읽으며 배역 연구
언젠간 연극무대 복귀… 스탠덥 코미디도 즐거워
스타 메릴 스트립은 장모로서 더 위압감
*당신은 영화에서 도끼로 흡혈귀들을 처치하는데 도끼 휘두르는 연습을 얼마나 했는가.
- 영화의 무대인 뉴올리언스에서 무기 전문가들로부터 도끼 휘두르는 법을 6주간 집중훈련을 받았다. 연습하면서 상대 스턴트맨에게 여러 번 부상을 입혔으나 난 부상당하지 않았다. 호텔에 돌아와서도 방에서 연습을 하느라 램프를 여러 개 깼다.
*역을 위해 연구를 어떻게 했는가.
- 책을 읽었다. 링컨에 관한 책은 1만6,000권 정도가 있는데 문제는 그 중 어느 것이 내 역을 충실히 하는데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내가 고른 책은 ‘링컨의 멜랑콜리’인데 여기에는 링컨의 많은 서한들과 시 그리고 그가 어떻게 죽음과 비참함을 다루었는가 하는 내용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큰 도움이 되었다.
*링컨의 사진을 보고 어떤 매너리즘을 취했는가.
- 그의 사진을 보면 거의 전부 꽉 다문 입술을 한 엄격한 얼굴에 약간 능글맞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형적인 정치가의 모습이면서도 장난기가 섞여 있는 얼굴로 우리가 늘 기억하고 있는 링컨의 얼굴이다.
*당신은 연극배우이기도 한데 그에 관해 얘기해 달라.
- 난 연극을 사랑한다. 나는 줄리아드에서 클래식 훈련 프로그램을 공부했다. 난 언제나 연극으로 돌아갈 것이다. 연극을 하지 않을 때면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 이 코미디를 할 때면 연극처럼 관객과 교류를 할 수 있어 즐겁다.
*어떤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가.
- 맨해턴 다운타운에 있는 조스 펍에서 하는데 나와 다른 젊은 코미디언들이 새로운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우리 팬들도 다소 있다. 예술가로서 우리들의 재능을 훈련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메릴 스트립을 장모로 둔 기분은 어떤가.
-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가 하는 답은 “메릴 스트립은 국제적인 스타로서 보다 장모로서 더 내게 위압감을 준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링컨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개인적 복수를 위해 흡혈귀들을 때려잡는데 당신도 개인적으로 복수심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 영화에서 링컨은 개인적 일에 몰두하다 보면 인간성을 위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자신의 필요와 충동에 얽매이다 보면 인류의 일원으로서의 경험을 평가 절하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링컨으로부터 배울 점은 우리의 목적은 보다 큰 사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링컨 역 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가.
- 압박감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연구를 많이 했다. 그리고 감독(티무르 베크맘베토프)과 제작자(팀 버튼)와 촬영감독(칼렙 데샤넬) 및 동료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 세트에 나서면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편했다.
*살면서 실제로 만난 흡혈귀들이 있는가.
- 일부 흡혈귀 같은 여자들과 데이트 한 적은 있다.
*연습할 때 진짜 도끼로 했는가.
- 그렇다. 링컨은 실제로 젊었을 때 도끼를 사용한 나무꾼이었기 때문에 영화서 도끼 사용은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사실 도끼는 아주 좋은 무기이기도 하다. 연습할 때는 실제 도끼로 했지만 촬영할 때는 고무 날을 한 도끼를 썼다. 입체영화는 두 사람이 다툴 때 매우 가까이에서 액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도끼를 썼다간 잘 못하면 사람 머리 잘라버릴 수도 있다.
*과거 데이트 할 때 여자의 가슴에 막대기를 박은 적이 있는가.
- 관계란 늘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땐 늘 자기 개인 삶과 직업적 삶을 따로 떼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사이에 균형을 갖춰야 한다. 만약 이 둘이 함께 피를 흘리게 된다면 결국 둘 다 잃게 마련이다. 내가 여자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했고 또 여자도 내 가슴에 못을 박았다. 공평한 셈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무얼 하시는가.
-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선생이요 아버지는 투자회사에 다닌다. 두 분 다 조지아에 살고 계신다.
*현재 대니얼 데이-루이스 주연으로 또 다른 링컨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당신 역과 비교 될 것이 다소 걱정이라도 되지 않는가.
- 링컨의 유산은 방대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처음으로 재미있게 본 흡혈귀 영화는 무엇이며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흡혈귀 영화는 무엇인가.
-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본 흡혈귀 영화는 ‘로스트 보이즈’다. 내게 깊은 영향을 미친 흡혈귀 영화는 ‘노스페라투’다. 주인공이 정체가 불명하고 또 그에게 접근해 손을 댈 수도 없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여서 공포가 더 심하다.
*당신이 배우가 되도록 영향을 준 영화는 무엇인가.
-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비디오 가게를 경영하셨다. 나는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빌려 가는가를 관찰하고 영화를 본 뒤 그것에 관해 서로들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어떤 한 영화나 배우가 내게 영향을 주었다기보다 영화를 통해 얘기를 만들어내는 현상에 더 관심이 있었다.
*당신은 코미디언이자 드러매틱한 배우인데 둘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가.
- 좋은 드라마와 좋은 코미디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한다. 체홉의 경우 그의 좋은 작품들은 모두 극적이요 진지하면서도 우습다. 코미디와 비극의 경계는 참 모호한데 바로 그것이 인간의 경험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둘을 다 함께 지닌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 진짜로 우스운 코미디언들은 매우 어둡고 슬픈 면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이런 것들이 그들을 우습게 만드는 추진력이 된다.
*키가 커서 좋았던 일과 불편했던 일은 무엇인가.
- 내 키는 6피트3인치다. 의자에 앉을 때나 차와 비행기에 탈 때 그리고 문을 지나갈 때를 제외하곤 키 큰 것이 좋다. 어렸을 땐 높은 곳에 놓아둔 과자 항아리에서 과자를 마음대로 꺼내 먹을 수가 있었다.
*당신은 뮤지컬 배우이기도 한데 그런 재능은 어디서 배웠는가.
-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여서 난 음악적인 집에서 자랐다. 그리고 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늘 로큰롤 밴드 멤버로서 활동했다. 음악은 늘 내 삶의 한 부분이었다.
*코미디언과 배우와 가수 중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한다는 것이 힘든가.
- 이론상으론 그렇다. 그러나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이 반드시 내게 달린 일만은 아니다. 내게 주어지는 것을 택해야 한다. 내게 선택권이 있어 셋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코미디를 어떻게 배웠는가.
- 난 남부 출신으로 거기 사람들은 얘기하기를 좋아하는데 코미디는 이런 얘기들 속에 있다. 내가 우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정치로 의회와 권력 있는 사람들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주 우습다.
*당신 장모를 당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에 초청한 적이 있는가.
- 그것은 서로 따로 떼어놓는 것이 좋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한 것이 실패했을 때는 괜찮지만 가족 앞에서 실패하면 평생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당신 아내 매미 거머를 어디서 처음으로 만났는가. (둘은 지난해에 결혼했다.)
-‘올 세인츠 데이’라는 영화를 만들 때 작업장에서였다. 좋은 영화니 아직 안 봤으면 보기를 권한다.
*영화가 끝이 애매모호하게 끝나는데.
- 티무르가 일부러 그렇게 끝을 만들었다. 수많은 영화들의 끝이 말끔히 맺어지는데 반해 티무르는 끝을 애매모호하게 처리했다.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끝에 가서도 질문의 모든 답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결말에 만족하지 않을지도 모르나 나는 의문을 남긴 것이 더 좋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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