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박물관 건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LA 시의회가 박물관 부지를 거의 무상 장기임대하는 결의안을 가결, 연말이면 LA 시와 한미박물관이 임대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물관은 근 20년 한인사회의 숙원이었다.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민사회가 커지면 박물관 건립은 필수적인 프로젝트이다. 후손들에게 이민 선조들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시켜 민족적 뿌리를 보존해야할 필요와 의무 때문이다. 일본계와 중국계가 장기간 커뮤니티의 힘을 합쳐 박물관을 건립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다운타운의 명물로 자리 잡은 일미박물관은 1982년 구상된 후 10년 걸려 1992년 개관되었다. 1984년 건립위원회가 구성된 중국계 박물관은 20년의 산고 끝에 2003년 개관되었다. 90년대 중반부터 박물관을 꿈꿔온 한인 커뮤니티는 이제 구체적 가능성 안에서 건립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박물관 건립에 커뮤니티가 최대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커뮤니티에 문화센터 하나 없다는 것은 이민역사 100여년의 ‘모범 소수민족’으로서 아쉬운 현실이 다. 박물관이 생긴다면 한인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부지 확보 소식에 커뮤니티가 마냥 기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여년 한미박물관의 부실운영이 남긴 실망감이 깊기 때문이다.
1993년 비영리단체로 인가 받은 후 한미박물관에 대한 커뮤니티의 지원은 뜨거웠다. 덕분에 90년대 중반 한미박물관은 4년간 60만 달러의 예산에 임대 전시관까지 갖춘 단체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후 한미박물관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단칸 사무실을 전전하는 형편이 되었다. 비공개·주먹구구식 운영, 이사진과 실무진의 갈등 그로 인한 조직의 위축 등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한미박물관의 새 출발이 필요하다. 커뮤니티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구체적이며 명쾌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겠다. 커뮤니티, 대기업, 정부기구 등 다각도로 모금할 참신한 기획도 필수다. 한미박물관이 이번에는 반드시 건립되도록 커뮤니티가 다시 한번 적극 지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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