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미한 싱글..글로벌 투어도 개최
’21세기의 새로운 진화’란 그룹명처럼 투애니원의 음악은 계속 변화를 거듭해왔다.
힙합을 근간으로 레게, 알앤비(R&B),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섞더니 최근 발표한 싱글 ‘아이 러브 유(I Love You)’에서는 트로트를 접목했다.
데뷔 초기 "새로운 음악, 무대를 보여줘 세상에 자극을 주는 게 목표"라며 자신들의 자극이 사람들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의지를 착착 실현해가는 모습이다.
그런 까닭에 음악 관계자들은 투애니원과 여느 걸그룹의 차별화를 인정하며 걸그룹 유형을 거론할 때 ‘투애니원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6일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한 투애니원은 "우리는 투애니원의 색깔을 찾고 싶지 않다"며 "’투애니원스럽다’는 건 예측 가능한 것이니 우리에게는 정답이 없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계속 헷갈리게 하고 싶다"고 일관된 바람을 전했다.
◇"트로트 제안 장난인 줄 알았죠" = 이번에도 멤버들은 ‘어떤 새로운 걸 보여줄까’란 고민을 거듭했다.
"프로듀서 테디 오빠가 ‘트로트와 접신’했는지 트로트를 제안했는데 장난인 줄 알았어요. 처음에는 고민했죠. 하지만 트로트에 록 사운드와 랩을 더해 우리만의 스타일을 담자 여러 연령대의 대중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씨엘, 박봄)
이런 기대가 맞아떨어지듯 이 곡은 발매 당일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그러나 ‘파격적인 시도다’와 ‘어색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이 곡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았다. 멤버들은 가사없이 1분가량의 데모곡을 듣고 기존 음악팬들에게 생소할 것 같아 다양한 의견을 내며 수정과 녹음을 거듭했다고 했다.
3주 후 발표될 다음 싱글에서는 다시 힙합을 부각시키듯 자신들의 음악이 단색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직접 작곡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색깔에 갇히지 않으려면 자유롭게 영감을 얻되 백지상태여야 해요. 표현을 중시하는 마돈나처럼 곡을 받으면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싶어요. 산다라박 언니는 이번 노래에 맞게 머리 반쪽을 삭발했죠. 하하."(씨엘)
투애니원은 ‘아이 러브 유’를 향후 일본어와 영어로 녹음해 전 세계에 출시한다. 이미 K팝 대표 그룹으로서 한국어 히트곡들이 널리 유통됐지만 영어로 불러 미국 아이튠즈에 정식 유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씨엘은 "일본에는 엔카가 있으니 우리 노래의 감성에 공감할 것 같고 미국에서는 그런 장르가 없으니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라며 "우리를 통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 뮤직비디오에도 한국적인 이미지를 가미했다"고 강조했다.
◇"해외 곳곳 누비고파" = 투애니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아시아를 넘어 해외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열었지만 이달 말부터 국내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투어 ‘뉴 에벌루션(NEW EVOLUTION)’을 개최한다.
오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다음달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9월 일본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등 7개국 10개 도시를 도는 일정이다.
"처음부터 월드스타가 될 것이란 기대도 없고, 이번 글로벌 투어가 그 시작이라고도 할 수 없을 듯해요. 지금은 해외에 우리를 알리는 단계이니 정말 많은 곳을 다녀보고 싶어요."(씨엘, 산다라박)
글로벌 투어에 참여하는 스태프 진용도 화려하다. 마이클 잭슨 공연의 안무가였던 트래비스 페인이 연출, 비욘세 월드투어 음악 감독 겸 베이시스트인 디비니티 록스가 밴드 세션, 세계적인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이 의상에 참여한다.
씨엘은 "첫 단독 공연 때와 달리 이번 투어에서는 밴드와 함께한다"며 "’아이 러브 유’를 제외하고 기존곡을 모두 새롭게 편곡한다. 또 무대 구성의 테마도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공연 규모를 확대한 멤버들은 "방송 무대 맛만 알았는데 단독 공연 때 소름이 돋더라"며 "’이래서 가수들이 무대를 못 잊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새 음반과 관계없이 앞으로 1년에 한번 공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3년 돌아보면 꿈같고 행복해" = 투애니원이 데뷔한 지도 어느덧 만 3년이 됐다. 올해 초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된 ‘걸그룹 서열’ 게시물에서도 소녀시대와 함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으로 꼽혔다.
선두 그룹으로서 수많은 걸그룹들이 등장하니 쫓기는 기분도 들 터.
"휴식기에 그런 마음이 들어요.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서 막 뭐가 끓어요. 연습생 시절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해서 쉬면 불안하죠. 우린 쉬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하하."(씨엘)
지난 시간 동안 팀 내부적으로 위기는 없었을까.
그러나 씨엘은 "우린 오히려 데뷔 전에 위기가 있었다"며 "원래 세명은 솔로, 산다라박 언니는 연기를 준비했기에 딱 모이니 너무 다른 색깔이었다. 하지만 힘들게 뭉치고 나니 모든 게 순조로웠다"고 했다.
이어 "3년 동안 기억에 남는 건, 무대가 끝나고 넷이 대기실에 있거나 밥을 한끼 먹는 순간"이라며 "투애니원 활동이 얼마나 길지 모르겠지만 이 기분을 소중하게 여기며 추억을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데뷔 전 필리핀의 스타였던 산다라박은 "3년을 돌아보면 꿈만 같다"며 "필리핀에서는 솔로였기에 지금이 훨씬 재미있고 생동감 넘친다. 시끌벅적하게 있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고 거들었다.
한국나이로 올해 20대의 끝, 10대의 끝을 각각 맞는 산다라박과 공민지는 모두 그다음을 기대하고 있었다.
"20대의 마지막이 혼란스럽다고 하는데, 전 30대가 오히려 기대돼요."(산다라박)
"20대의 계획을 세우는 중인데 춤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이 분야를 개발해보고 싶어요. 특이한 안무를 만들어보고 싶죠. 아마 고모할머니(’곱사춤의 명인’ 공옥진 여사)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공민지)
멤버들은 향후 활동에 대한 의지도 강해보였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새로운 걸 보여줄 게 많아요. 지금껏 ‘파이어’ ‘아이 돈트 케어’ ‘내가 제일 잘 나가’ ‘론리’ 등 우리 음악은 일관적이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보여 드릴 모습이 많아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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