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훈(필라 음악원장)
얼마 전 와인의 맛으로 와인의 제조 연도와 브랜드를 알아내는 사람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본일이 있습니다. 또 몇칠전에는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을 놓고 어느 것이 좋은가 시음회를 가진 일이 있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미국산 와인이 1등부터 4등까지 차지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 냄새가 그 냄새 같고 그맛이 그맛 같은데 전문가들은 정말 신기하게 잘도 골라 냅니다. 선천적으로 잘 골라 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훈련으로 전문가가 된 것입니다. 음악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4성부 합창을 들을 때 오직 소프라노 성부 하나만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4가지 소리가 들리는데 겨우 4분의 1인 한 성부만 듣는다는 것은 사실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합창단이나 성가대를 오래한 사람들은 사정이 좀 나아서 2개의 성부를 듣습니다. 대개는 멜로디인 소프라노하고 자신이 부르는 성부 이렇게 두 가지를 듣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들도 간신히 반정도를 듣는데 그친 것입니다. 우리는 훈련받지 않고 연습하지 않으면 살면 살수록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됩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한 번에 음표를 최소한 6개 이상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가 손으로 옮겨가서 손으로 그 건반들을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정도의 실력이 되려면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비범한 경지에 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훈련으로 누구나 할수 있는 평범한 것입니다.
성경에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찌어다” 라는 말씀을 저는 가끔 생각해봅니다. 이 구절은 더 깊은 뜻이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볼 때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세상에 많지 않음을 의미하는 말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보는 것’ ‘냄새 맡는 것’ ‘듣는 것’들도 훈련과 노력 없이는 되지 않는데 그외의 심오한 학문들은 어떻하겠습니까? 우리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살아도 헛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훈련들이 어렸을때 주로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고 하니 어린시절의 교육은 정말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끔 우리의 부모님 중에 아이들은 그저 실컷 놀게 해주어야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논리가 그럴듯하고 재미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어렷을 때 아무것도 않하고 컸지만 지금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세요 제 생각에는 돈을 많이 벌고 부유하게 산다는것을 의미하시는것 같은데 적어도 4분의 3이나 되는 의미있는 생을 잃어 버린 것을 깨닫지 못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볼 때 화면에 나오는 배경, 옷차림, 흘러나오는 음악등 영화속에 등장하는것들을 일반 관객은 단지 5% 밖에 기억 못하고 그영화가 잘되었느니 못되었느니 평가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생을 보다 알차게 하고 남들과 똑같이 보아도 두배이상 더보고 똑같이 들어도 훨씬 듣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 교육 입니다. 음악과 미술은 재능있는 학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학생들이 정상적인 눈과 귀를 갖게 하는데 필요한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기본 교육은 소위 입시 과목이라는 영어 수학등에 눌려서 어린 시절에 소홀하게 취급되는 현실히 상당히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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