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회장 장혜정)가 올해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한 김용택 시인(사진)을 초청해 6일 팰리스 식당에서 문학 특강을 열었다.
이날 김 시인은 “나는 강연이란 말이 어색하니 내 이야기를 하겠다”며 말문을 뗐다. 같은 이유로 높은 단 위에서 연설하는 게 싫다고 고집한 시인은 굳이 문인들 틈에 비집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 이야기, 평생 직업이었던 덕치 초등학교에서의 교사 생활, 산업 경제로 더욱 피폐해져가는 농촌의 현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김 시인이 시를 발견한 계기는 외로운 농촌 교사 생활을 하며 11년 동안 써내려간 일기였다. 시 같은 감동이 느껴졌다. 1982년 창작과 비평에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 실렸다. 그 때까지 그는 문단의 시인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그때 왜 상을 탔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3-4명밖에 되지 않는 2학년 어린이들을 데리고 무슨 시를 가르쳤겠느냐”면서 “26년간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아무런 ‘개념’이 없는 순진한 아이들과 어울려 살며 시는 저절로 터득됐다고 했다.
김 시인은 “시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정직한 세상을 노래하는 사람이고, 모든 사물을 늘 새롭게 볼 수 있어야 하며 감동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시인은 “그런 느낌에 젖어버리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삶이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 이란 관계를 풀어내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겠느냐”며 “문학인은 삶을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구수한 입담과 문학 이야기, 사라져가는 농촌, 안타까운 한국의 교육 현실을 언급하며 2시간 가까이 강연을 이끌어간 김 시인은 이제 한 달에 20여회 이상 초청을 받는 유명인. 그는 1986년 김수영 문학상을 받았고 1997년 소월시문학상을 받았으며 작품이 청소년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김행자 초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특강에서는 유양희 워싱턴문인회 회장의 김용택 시인 작품 낭송, 최연홍 미주한국시문학회 초대회장의 환영사, 장혜정 회장의 인사, 강혜옥 회원의 김 시인 소개가 있었다. 강연회 시작에 앞서 김동석·임경전 회원부부는 여흥으로 아르헨티나 탱고 시범을 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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