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맛있는 인생’서 순정남 최재혁 역
올 상반기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건축학개론’.
관객들의 궁금증이 가장 많이 쏠린 극중 장면은 아마도 술 취한 서연(수지 분)을 집까지 바래다준 ‘강남선배’ 재욱이 과연 서연과 하룻밤을 보냈느냐는 것이리라.
호시탐탐 ‘늑대’의 기운을 뿜어내던 ‘강남선배’는 이 문제의 장면 이후로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고 자취를 감춘다.
승민(이제훈)의 가슴을 찢어놓은 그 ‘강남선배’가 지금은 SBS TV 주말극 ‘맛있는 인생’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일평생 한 여자만을 바라봤고 그 여자의 불륜 사실을 알고도 모두 감싸 안은 채 결혼까지 하는 순정남 최재혁이다.
그 주인공 유연석(28)을 지난 18일 을지로에서 만났다.
"’건축학개론’ 때는 잘 사는 ‘강남선배’라는 설정이 부담됐어요. 감독님은 ‘재욱이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보통의 남자일 뿐’이라고 말해주셨지만 그럼에도 영화에서 얄밉게 그려지니 아무래도 미움을 받았어요. 하지만 문제의 장면에서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서연을 데리고 집에 들어간 것이 끝이고 이후 뭘 찍은 것도 없어요.(웃음) 아무것도 안 해놓고 욕을 먹으려니 좀 억울해요."
그런 그가 ‘맛있는 인생’에서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아이콘이다. 가벼운 연애를 지향하고 바람기가 농후한 ‘강남선배’는 간데없고 평생 한 여자만을 보고 살겠다고 결심한 모난 데 없이 자란 ‘훈남’이다.
"개인적으로 재혁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해요. 저라면 다른 남자, 그것도 자기 매형을 사랑하는 여자와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 여자를 향한 순정은 꼭 이성적으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 재미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두 작품 전에 그는 지난해 말 방송된 MBC 10부작 드라마 ‘심야병원’을 통해 ‘아는 사람은 아는’ 배우가 됐다. 조폭 두목의 보디가드 윤상호 역을 맡아 과묵하면서도 날렵한 매력을 뽐낸 것.
한데 이 신인 같은 배우가 실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올드보이’가 너무 잘 돼서 이런저런 제안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전 당시 학교(세종대 연영과) 생활에 충실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3년여 학교생활에 매진했고 이후에는 군대를 다녀왔죠."
그러다 2008년 ‘종합병원2’로 복귀한 그는 드라마 ‘혼’ ‘드림’, 영화 ‘혜화, 동’ 등에 부지런히 얼굴을 비추며 비로소 ‘학교 밖’으로 나왔다.
신인 아닌 신인으로 10년 가까이 보낸 그는 "’올드보이’ 후 지금까지는 리허설 같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 대중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경남 진주 출신이에요. 어려서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기회가 생겨 상경해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그 길로 사투리도 바로 고쳤어요. 일사천리로 대학 연영과에까지 진학한 후 지금까지 연기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이틀 반짝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는 거죠. 그걸 바탕으로 이제 하나씩 많은 것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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