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장민옥씨,‘다문화 가정을 위한 열린문’서 한인 담당
장애자녀 때문에 이민 결정…정부혜택ㆍ학교정보 등 도우미 역할
“발달 장애나 신체 장애 자녀를 둔 한인부모님들은 연락 주세요.”
지적 장애를 가진 딸 때문에 미국으로 이민 온 의사 출신의 한인 여성이 비영리단체를 통해 장애 자녀를 가진 한인 가정을 돕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주인공은 켄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자선단체인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열리문’의 한국 가정 담당인 장민옥(사진)씨. 장씨는 한국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한 전문의로 서울에서 개원의로 활동하다 지적 장애를 가진 딸 때문에 과감하게 의사직업을 버리고 2004년 시애틀로 이민 왔다.
장씨는 “한국에는 장애아들을 위한 특수교육시설이나 공공교육 시스템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데다 장애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편견과 풍토가 만연해있다”며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딸이 왕따를 당하며 고통을 겪는 것을 견디다 못해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애 자녀를 둔 한국 가정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지만 그녀 역시 이민 초기 2~3년은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해 장애아들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정부 혜택이나 공교육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할 친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이런 와중에 자신과 비슷한 이민자 가정을 위해 2009년 설립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열린문’이란 단체를 알게 됐으며 올 3월부터 정식으로 한국 담당자 일을 맡게 됐다.
현재 장씨를 비롯해 아랍ㆍ아프리카ㆍ동남아 등 각 국가별로 담당자가 있는 가운데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진저 콴 디렉터 역시 17살 된 자폐 아들을 둔 중국 이민자 출신이다.
이 단체는 장애 자녀를 둔 이민자 가정을 대상으로 각종 통역서비스, 정부혜택 신청 대행, 학교 교육시스템 소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연방 및 주정부의 지원금과 독지가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씨는 “통상적으로 전체 가구의 10% 정도는 장애아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시애틀지역 한인 인구를 감안하면 많은 수의 한인 장애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30여명의 명단만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녀는 “장애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인 부모들이 한국말로 서로 고충을 이야기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이라며 “장애 자녀를 둔 한인 가정은 언제라도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비영리단체의 활동 등을 통해 세계 최고라는 미국의 장애정책 등을 공부해 한국에 이를 소개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장씨의 꿈이다. 이 단체에 대한 정보는 웹사이트(multiculturalfamilies.org)에서 입수할 수 있으며 전화 문의는 장씨(206-407-9051)에게 하면 된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