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 0-3 완패, 3·4위전으로 밀려 ‘운명의 한일전’
브라질의 레안드루 다미앙(가운데)이 쐐기골을 뽑아낸 뒤 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지친 태극전사들에게 ‘삼바군단’ 브 라질은 너무 높은 벽이었다.
7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 서 벌어진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 강전에서 한국은 브라질에 0-3으로 완 패,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꿈을 접었다. 전반 38분 로물루에게 선제 결 승골을 내준 뒤 후반 12분과 19분 레안 드루 다미앙에게 연속 두 골을 허용, 3 골 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3-4위전 으로 밀려난 한국은 멕시코에 1-3으로 패한 일본과 오는 10일 오전 11시45분 (LA시간, TV-msnbc, 채널 52) 동메달을 걸고 운명의 한일전으로 격돌한다.
이날 최강 브라질을 맞아 홍명보 감독 은 간판골잡이 박주영을 벤치에 앉혀두 고 김현성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깜짝 카 드를 꺼내들었다. 박주영이 계속된 출장 으로 체력이 바닥난 데다 이번 대회 스 위스전 선제골 외에는 그리 뚜렷한 활약 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감안한 선택이었 다. 또 영국과의 8강전에서 선제골을 뽑 은 지동원을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보내고 지금까지 그 포지 션에서 뛰었던 주장 구자철을 박종우 대 신 센터 미드필더로 내려 기성용과 중원 에서 호흡을 맞추게 했다. 측면에는 김보 경과 남태희를 배치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용병술은 성 공하지 못했다. 최전방의 김현성은 전 반 초반 한 두 차례 찬스를 만들기도 했으나 이후 후반 26분 박주영과 교체 될 때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구자철도 이전 경기처럼 활발 한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동 원은 수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고 슈팅 도 여러 개 시도했으나 모든 슈팅이 크 로스바를 넘어갈 만큼 마무리가 좋지 못했고 기성용도 거의 중앙수비수처럼 후방에서 플레이하는 바람에 공격 쪽 에선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출발은 고무적이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틀어잡고 브라 질 문전을 맹렬히 두들겼다. 특히 전반 11분 문전에서 김현성이 헤딩으로 떨 어뜨린 볼을 지동원이 쇄도하며 머리 를 들이댔으나 브라질 수비수가 발로 볼을 걷어내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 브 라질 선수가 발을 높이 올린 반칙성 상황이었으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지동원은 16분에도 강력한 오 른발 중거리슛을 뿜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초반 한국의 맹렬한 기세에 잔뜩 웅 크렸던 브라질은 전반 19분께부터 본격 적으로 공세로 나서기 시작했다. 19분 마르셀로가 단독 드리블로 한국 왼쪽으 로 파고 든 뒤 내준 볼을 다미앙이 위 협적 슈팅으로 연결했고 20분에는 오 재석의 백패스 미스를 다미앙이 슛 하 려했으나 뛰어나온 골키퍼 이범영과 충 돌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38분 네이마르에 수비가 몰린 사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을 파고든 로물루가 선제골을 뽑아냈 다. 사실 이범영이 좀 더 순발력을 보 였다면 충분히 막을 만한 슛이었기에 한국으로선 아쉬움이 컸다.
한 골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 국은 후반 시작 3분 만에 김보경이 페 널티지역에서 수비수 태클에 걸려 넘 어졌지만 완벽한 반칙임에도 체코인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아 경기 흐름을 바꿀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초반 한국의 공세를 막아낸 브라질은 후반 12분 네이마르의 크로스를 받은 다미 앙이 추가골을 뽑으며 2골차로 달아나 승기를 굳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홍명보 감독은 곧바로 구자 철을 빼내고 이번 대회 한 번도 뛰지 못한 정우영을 투입해 패배를 인정하 고 사실상 일본과의 3-4위전에 대비 하는 모습을 보였고 곧바로 후반 19분 다미앙에게 3번째 골을 얻어맞으며 승 부는 완전히 끝났다. 한국은 후반 막판 박주영과 백성동을 잇달아 투입했으나 그럼에도 불구, 만회골을 위한 총공세 보다는 추가실점을 막고 사흘 뒤 일본 전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는데 주력 하는 모습이었다. 브라질과의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한국벤치의 관심사는 한일전에 가 있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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