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 전만 해도 미네소타 주의 인디언 샤코피 므데와칸톤 부족은 외딴 곳 낡아빠진 트레일러 홈에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하수 시설이 안 되어 있어 우물이 얼어붙으면 눈 녹은 물을 사용해야 했으며 부족원 중 4분의 3은 정부의 식품 보조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 샤코피 므데와칸톤은 개인당 부로 측정할 때 미 역사상 가장 부유한 부족으로 꼽히고 있다.

부족원 성인 1인당 월 8만4,000달러, 한해 108만달러를 받는다. 2004년 한 부족원의 이혼소송에서 밝혀진 숫자인데 그후 다른 부족원이 지금도 그렇다고 사실로 확인해 주었다.

샤코피 부족 480명의 경제적 성공은 번창하는 카지노와 리조트 운영 덕이다. 2개의 카지노, 챔피언십 골프코스, 정상급 콘서트, 600개 객실의 호텔, 기타 벤처사업 등으로 각 부족원들이 매년 백만장자가 되기에 충분한 이익배당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은 인디언 보호구역의 인구는 요즘도 주말만 되면 웬만한 도시 규모로 늘어나 북적댄다.

“이곳의 실업률은 99.2%입니다. 물론 완전 자발적인 것이지요”라고 부족 회장 스탠리 크룩스는 웃으며 말한다.

샤코피 부족은 이곳 스캇 카운티의 최대 고용주이며 도로와 학교, 병원 등 시설에 수백수천만 달러를 기부해 왔다. 1996년 이후 사코피 부족의 기부액은 2억4,350만 달러, 타 부족 등에 빌려준 대출액은 4억7,85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입니다”라고 크룩스회장은 강조한다.

인디언 부족들의 도박 데이터를 집계하는 경제학자 알란 마이스터에 의하면 미네소타 주 18개 인디언 부족 경영 카지노의 2010년 수입은 14억달러이지만 이중 샤코피의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샤코비 수입이 거의 전체를 차지한다 해도 이 부족의 자선규모는 대기업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크다.

2010년 샤코피의 2,850만달러 현금 자선 기부는 연매출 230억 달러의 3M, 195억 달러의 US뱅코프 등 미네아폴리스 지역의 포춘 500기업들 보다 많은 액수다.

이 같은 부에 비해 샤코피 보호지역 내엔 맨션 규모의 주택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부분 가정이 고급차 한 대씩은 소유하고 있고 상당수 부족원들은 보호구역 밖 다른 곳에 저택을 갖고 있으며 거의 모두는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면서 명마 사육, 몇달씩의 여행, 빅게임 헌팅 등 값비싼 취미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자녀에게 돈의 가치를 가르치기 힘들다고 곤혹스러워 한다. 아무도 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타겟 백화점의 디자이너로 일했던 샤코피 부족의 재무관 키스 앤더슨은 “땅을 팔 필요가 없고 땅 팔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데 왜 땅을 파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

인디언 보호구역의 카지노가 모두 샤코피처럼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인디언 보호구역의 유일한 경제성장 수단으로 꼽히는 카지노들은 최근 재정난으로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카지노 불황의 가장 주요 원인은 새로운 세수입 창출을 위한 각 주정부의 도박 합법화 확대정책이다. 도박장 허가도 부쩍 늘어났고 인터넷 도박에 대한 과세를 목표로 인터넷 도박 합법화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로 오픈하는 카지노의 세금은 주 및 지역정부의 수입원이 되지만 인디언 카지노는 보호구역을 ‘주권국가’의 신분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주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지난 한두해 동안에도 메인, 오하이오, 캔자스, 펜실베니아 등에서 대형 카지노가 오픈되었으며 매사추세츠도 최근 카지노 도박을 승인했고 뉴욕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오리건의 첫 카지노 오픈과 미시간의 도박 확대안은 현재 주민투표에 회부되어 있다.

델러웨어는 지난 6월 카지노 스타일의 인터넷 도박을 합법화 시킨 첫 번째 주다. 온라인 도박의 문을 열어놓은 셈인데 연수입 260억달러 규모의 인디언 도박업계에는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최근 인디언 카지노 업계의 불황은 꽤 심각하여 부족원들에게 매년 12만 달러씩의 이익 배당금을 지급하던 코네티컷의 마샨터켓 피쿠오트 부족의 경우 20억달러 빚을 진 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 ‘모히간 선’ 카지노를 운영하는 코네티컷의 모히건 부족도 연 36만달러의 배당금 규모를 최근 대폭 삭감했다.

현재 미국내 인디언이 운영 중인 카지노는 200여개의 보호구역 내 410여개로 집계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