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의 밋치 컵책 단장(오른쪽)은 ‘수퍼맨’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에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힐 방법을 찾아냈다.
LA 레이커스의 단장 밋치 컵책(59). 레이커스가 ‘NBA 최고 플레이메이커’ 스티브 내시를 잡은 지 3주 만에 ‘수퍼맨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까지 낚아 올리자 그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2012~13 NBA 시즌의 ‘올해의 단장’은 물론 레이커스의 ‘MVP’이자 ‘마술사’란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겨울 ‘올해의 식스맨’ 라마 오돔을 그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달라스 매브릭스로 트레이드했을 때만 해도 컵책 단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가 5년 전 앤드루 바이넘을 제이슨 키드와 맞바꾸길 거부했을 때도 비난이 빗발쳤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열을 받아 날뛰는 장면이 비디오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던 사건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컵책 단장이 틀렸던 적이 거의 없다. 그때 눈앞만 보고 바이넘를 키드와 맞바꿨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막심했을 테고, 오돔은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선수로 매브릭스에서도 이미 쫓겨났다.
그러고 보면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피트 장신 센터가 드문 시대가 온다”며 17살짜리 바이넘을 뽑은 사람 또한 컵책 단장이었다.
레이커스는 컵책 단장의 지휘 아래 6차례나 결승 무대에 올라 4번 우승했다. 파우 가솔을 영입한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고, 데릭 피셔를 다시 데려다 우승 한 번 더 하고, 호러스 그랜트, 칼 말론, 개리 페이튼 등을 줄줄이 영입했던 사람이 바로 컵책 단장이다.
그는 이번 오프시즌에도 하워드와 내시만 영입한 게 아니다. 최정상급 벤치 득점요원인 앤투안 제이미슨과 전문 3점 슈터 조지 믹도 보강, 지난 시즌 결승 진출에 실패한 팀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사실 컵책 단장은 지난 오프시즌에도 블락버스터 트레이드를 터뜨렸다. 하지만 리그에서 나서 승인을 거부하는 바람에 크리스 폴은 지금 LA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하지만 컵책 단장은 8개월 후 폴에 버금가는 포인트가드는 물론 NBA 최고 센터까지 잡아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결론적으로 레이커스는 바이넘 한 명만 내주고 하워드와 내시를 받아낸 셈이란 점이 놀랍다.
컵책 단장은 레이커스의 ‘챔피언십 비결’이 ‘빅맨’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레이커스는 1968년 여름 윌트 체임벌린, 1975년 카림 압둘-자바를 잡아내며 레이커스 전통을 이어갈 방법을 찾아냈고, 21년 뒤 12년 우승 가뭄을 끝낸 건 샤킬 오닐의 영입이었다.
하지만 체임벌린도, 압둘-자바도, 오닐도 데뷔 시즌부터 레이커스에 챔피언십 트로피를 안겨주지는 못한 점이 관심을 끈다. 체임벌린은 제리 웨스트, 엘진 베일러와 손을 잡고도 보스턴 셀틱스와 결승 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따낸 뒤 역전패를 당했다. 압둘-자바는 첫 해 레이커스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끌어올리지도 못했다. 오닐을 앞세운 레이커스도 필 잭슨 감독이란 구세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우승을 넘보지 못했다.
레이커스가 이번에 하워드를 잡은 의미에 대해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설명했다. 코비는 (레이커스가) “내가 떠난 후에도 레이커스의 전통을 이어갈 간판스타 재목을 찾은 것”이라며 “NBA 타이틀을 되찾을 준비는 끝났다”고 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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