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셔널스, 31년만에 PO진출 유력한 마당에
▶ ‘국보 투수’스트라스버그 셧다운시킬 계획 논란
워싱턴 내셔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딜레마’가 핫토픽이다. 단 한 번도 결승무대 올라보지 못한 ‘만년꼴찌’ 주제에 창단 43년 만에 그 한을 풀 기회가 왔는데 무조건‘ 올인’ 하지 않고‘ 칩’아낄 생각부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소의 저주’에 걸려 103년째 우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 1910년대에 우승한 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는데 각각 86년과 88년이 걸렸던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아직도 무관으로“ 꿈에도 소원은 우승”인 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샌디에고 파드레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모두 환장할 노릇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 내셔널스보다 더 오래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라보지 못한 팀이 없다. 내셔널스는 196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창단한 이후 31년 전에 딱 한 번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워낙 자주 리그 바닥을 훔치다 보니 그 대가로 2009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스트라스버그(24)란‘괴물투수’를 뽑게 됐다. 워낙 보기 드문 수퍼스타 재목이라 사람들은 그를‘국보(National Treasure)’라고 하는데, 내셔널스는 그가 12차례 등판 만에 수술대에 올라 거의 1년 동안 못 뛴 수난까지 이미 겪었다.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내셔널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스트라스버그를 애중지중 키우고 있는데, 이번엔 난데없는 우승 가능성이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포스트시즌 진출 기회가 워낙 소중한지라 올해 160이닝 이상 못 던지게 한다는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는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내셔널스는 15일 스트라스버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꺾고 14승(5패)째를 올리면서 73승45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승률(0.619)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 리조 내셔널스 단장은 이날 경기 후 “구단과 선수의 장래를 위해 5개월 전 심사숙고해 세운 계획을 바꿀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는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스트라스버그에게는 초이스가 없다”고 못밖았다.
따라서 ‘마일리지’가 139⅓이닝까지 올라간 스트라스버그는 3~4차례만 더 등판하고 시즌을 접게 될 전망이다.
내셔널스 선수들은 불만이다. 마크 데로사는 이에 대해 “플레이오프에 오를팀에서 에이스를 빼내는 타격이 얼마나 큰지 꼭 설명을 해야 아느냐”며 “오래전부터 세운 계획인줄 알지만 우리가 계속 이 성적을 이어가면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라스버그에게는 개인적으로 큰 돈이 걸린 일이다. 다음 계약 협상을 위해 길게 보고 여기서 멈추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은 스트라스버그가 아무리 오래 뛰어도 우승을 못하면“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가 어렵다.
챔피언의 꿈을 못 이루고 은퇴한 스타플레이어들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스트라스버그 자신에게도 또 언제 우승의 기회가 올지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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