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에 대한 취미 범위가 한국으로 치면 최희준, 현미, 그리고 미국이라면 토니 베넷, 엘비스 프레슬리 아류를 맴돌고 있는 필자로서는 힙합이다, 랩이다 하면 정신마저 혼미해지는 느낌이다. 요즘 한창 미국 매스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싸이만 해도 그렇다. 하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이곳저곳 찾아봤더니 그는 본명이 박재상인 34세의 랩 음악인이란다. 랩은 말이 음악이지 내 귀에는 음악의 선율이 없고 장단고저의 박자만 반복되는 것으로 들린다.
그런데 박 씨는 아니 싸이는 보스턴 대학에 잠깐 다녔다가 버클리 음악학교를 졸업했다는데 애당초 히치콕의 무서운 스릴러 영화제목인 ‘싸이코’를 줄여 싸이라는 예명을 자신에게 붙였단다. 한국에서는 이미 그의 음반이 여섯 개나 만들어졌다니까 젊은층에게는 상당히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섯 번째 음반에 수록된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에 뜨면서부터 싸이는 세계적인 선풍의 한 가운데 서게 된 것 같다. “오빠는 강남 스타일”이란 가사를 반복하면서 싸이와 그 일행이 추는 춤과 노래는 이미 5,000만건 이상 조회되었으니 그가 저스틴 비버의 레코드 프로듀서와 함께 미국 연예관계 TV에 나타난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강남 스타일’과 비슷한 노래와 춤이 뮤직 비디오로 미국에서 출시된다면 싸이는 대박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미디어의 싸이에 대한 보도가 호의적이다. 그만큼 시장이 열려 있다는 말이다. 또 네티즌들의 호응도 뜨겁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선정성이 암시적으로 흐르는 가사에다 싸이 특유의 말춤도 흥이 난다.
저변에 성적 도발성이 깔려있기 때문인지 젊은층들을 확 끌어당긴다. 그의 말춤은 10여년 전의 마카레나나 YMCA처럼 집단 군무의 인기메뉴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예측마저 나온다. 싸이가 유명해지니까 싸이와 ‘강남 스타일’에 대한 패러디도 많이 뜨는지 경제지면서도 미국에서 제일 발행 부수가 많은 월스트리트 저널마저 다섯의 우수 패러디를 소개할 정도다.
K-Pop이나 싸이의 현상을 보면서 20세기 초에 등장한 영상산업이 TV시대를 거쳐 21세기로 들어서면서부터 인터넷의 보급으로 영향력이 엄텅나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돌풍을 일으킨 싸이의 등장은 유튜브를 통해 얼마나 빨리 대중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비디오 세상에 살고 있다. 비디오란 말은 라틴어 단어이다. vide p. 30하면 30페이지를 보라는 의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은 지식 습득이나 인식의 고착화에 있어서 귀보다 뛰어난 눈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이다. 눈을 통한 정보가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히면 지우기가 어렵다.
비디오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비디오 사용 면에서 있어서도 취사선택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처럼 충성스럽고 의로웠던 사람도 밧세바가 목욕하는 것을 목격한 다음에 흉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 성경에서 안목의 정욕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이유이다.
비디오의 범람 특히 외설물의 넘쳐 남은 보통 일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로 보호를 받는다고 해서 영화, TV 그리고 인터넷 내용이 잔인한 폭력과 갖가지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소위 정상적인 사람들도 잔인한 고문 묘사나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성행위의 장면들을 보면 머리 속에 그 영상들이 남아 문뜩문뜩 섬뜩함을 느낀다. 특히 성범죄 전과자들이 외설물을 보고 영향을 받았다는 사회과학적인 증거를 생각하면 어른들이 인터넷 사용에 있어 자녀들에게 좋은 본을 세워야 된다는 교훈을 받는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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