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자키를 하던 대학 시절 자주 내보낸 Three Degrees의 아름다운 하모니‘When will I see you again?’란 노래가 있다.‘언제 당신을 다시 보게 될까요?” 그 때는 알 수 없지만 분명코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나리라.
올 1월 은혼식을 맞아 25년 뒤 금혼식을 약속한 사랑하는 아내가 지난 달, 48세에 다시 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다. 한 몸의 반쪽을 잃은 짓누르는 슬픔을 억누르며 한국 공원묘지에 아내를 묻고, 묘비 앞면엔 아내의 이름대신‘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는 큰 글자를 새겨 넣었다.
사역지인 미국으로 돌아와 희노애락을 같이한 삶의 흔적들을 보며 애통하며 깊이 묵상하니 마음 속에 울림이 있다.“이 땅에 사는 동안 네 아내가 먼저 온 천국을 준비하고 살아라. 천국을 보여주며 살아라.”
생과 소천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사는가? 영원으로 가는 길목에서 목회자인 우리는 무엇을 전하고 있는가? 주님은 먼저 가신 님을 통해 두 가지 큰 깨달음을 주셨다.
네 앞에 있는 사람을 작은 예수로 여기고 그 예수를 사랑하며 섬기라는 것과 잠시 왔다 가는 이 땅에 올인하지 말고 영원한 천국을 사모하고 살라는 것이었다.
반년 가까이 두 아들과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며 눈물로 섬겼던지…“주님 꼭 살려주셔서 영광의 도구로 써 주세요.“그러나 주님은 영광이 아닌 사랑을 택하셨다. 다시 고통이 없는 천국을 그녀에게 선물하셨다. 그 깊고도 오묘한 사랑에 감복한다. 그 하나님을 흠숭하며 다짐한다.
남은 생‘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의 대사가 되겠다고. 천국을 소망하며 천국을 전하며 살겠다고. 내세지향적이라고 핀잔할 지 모른다. 그러나 양심을 열어 하늘을 보자. 혹 우리의 목회가 현세지향적이진 않았던가. 천국과 이 세상의 휘어진 각도는 얼마인가.
마크 부캐년 목사는“인간을 부패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갈망, 잘못된 것을 바라는 소원이다”라고 그의 책‘보이지 않는 것에 눈뜨다’에서 말한 바 있다.
수십년간 비전이란 이름 뒤에 나를 사로잡은 비뚤어진 갈망 속에는 다른 목회자보다 더 뛰어난, 더 멋진 그리고 더 큰 목회를 하리라는 야망이 숨어 있었다. C. S. 루이스는 세상을‘그림자 땅’(shadowland)이라고 말했다.
실체의 땅이 아닌 그림자 땅에서 뭘 잡으려고 허덕였는지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가 먼 길을 떠난 후에야 보이지 않는 것에 눈 뜬 우매함을 탓하면서 이제서야 주님 원하시는 그 길, 유진 피터슨 목사님이 가르친 The Jesus Way를 걷고자 한다.
나 대신 십자가 진, 작은 예수였던 아내가 보여준, 나 대신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이 보여주신 ‘God is love’의 삶을 재현하고자 한다. 천국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칭찬받을 그 날, 미치도록 그리운 아내를 재회할 그 날, 그곳을 바라보며 말이다.
북가주 인근 지인들을 모시고 천국입성 감사예배를 드릴 때 두 아들이 어머니가 작사한‘보이지 않아도’를 불렀다. 그렇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만져지지 않아도 천국은 있다. 그 천국을 놓치지 말고(don’t miss), 그리워하며(miss) 살자. 생과 소천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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