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에서 한인 유학원 대표가 홈스테이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한국에서 조기유학 붐이 일어난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온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홈스테이 보호자와 학생 간의 불화이다. ‘상습적 폭행’은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이지만 대체로 홈스테이라는 환경은 갈등의 소지가 많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조기유학 자체를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체포된 유학원 대표는 8명의 학생들을 홈스테이 시키면서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자세한 진상은 경찰이 밝혀내겠지만 홈스테이 보호자가 폭력을 행사한다는 건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한편 폭행의 이유가 ‘성적’ ‘청소’ 등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교육하고 싶은 의욕에 잘못된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홈스테이’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어려운 조건을 안고 있다. 첫째는 미성년의 학생들이 완전한 자유의 상황에 던져진다는 사실이다. 사춘기에는 그러잖아도 방황하기 쉬운 데 부모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외국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언어문제로 학교수업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면 급기야 공부와 담을 쌓게 될 수가 있다. 공허한 마음에 게임이나 술·마약 등에 손을 대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둘째 홈스테이 보호자는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면서도 친부모가 아니니 학생을 계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조기유학 붐 초기 많은 한인들이 한국의 친척·지인의 부탁으로 그 자녀를 맡았다가 사이만 나빠진 것이 이 때문이다. 아이를 친자식처럼 여기며 꾸중도 하고 잔소리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반발하면서 한국의 부모에게 불만을 호소, 두 집안이 원수처럼 되기도 한다.
미성년 자녀에게 가장 좋은 교육환경은 거기가 어디든 부모가 있는 곳이다. 어린 자녀가 부모를 떠나서 잘 자라기는 어렵다. 조기유학으로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한국의 학부모들은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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