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공화·민주 양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웅변과 함성, 감동과 흥분의 박수갈채가 어우러진 미국의 전당대회는 단합을 다지는 당의 축제를 넘어서 자당 대통령 후보의 가장 멋진 모습을 전국과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다. 동시에 유권자들에겐 양당의 전통적인 통치철학과 정책의 방향이 담긴 정강, 전국에서 모여든 대의원들의 모습과 분위기 등을 통해 정부통령 후보들만이 아니라 각 당의 체질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주 공화전당대회를 통해 ‘경제 해결사’를 자처한 대선후보 미트 롬니는 백만장자 남편의 ‘따뜻한 인간미’를 강조하는 부인의 찬조연설에 도움 받아 호감도 상승효과를 얻으면서 박력 있는 젊은 부통령 후보 폴 라이언과 함께 ‘보다 나은 미래’를 약속했다. ‘실패한 경제’를 원죄처럼 등에 지고 재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주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열렬한 환호를 보낸 민주당은 “공화당에게 물려받았던 무너진 경제를 회생시킨” 그의 4년은 실패가 아닌 “중산층 재건의 균형 잡힌 회복으로 가는 다리”임을 강조하며 정권 재창출을 다짐했다.
전당대회를 보고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미국 유권자의 비율은 10~20%에 달한다. 미시간대학의 조사결과로 접전일수록 비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미주한인들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관심 있게 전당대회를 지켜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한인 유권자 수와 투표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양당의 통치철학이나 정책방향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한참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 건너 불 보듯 기권하거나, 기초 ‘숙제’도 하지 않고 ‘아무에게나’ 한 표를 던져주기엔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세금과 이민에서 노인의 메디케어와 전 가족의 건강보험, 자녀들의 학자금, 낙태와 동성결혼에 이르기까지 민생이슈에 직결된 양당의 정책은 ‘극과 극’으로 상반되어 있다. 4년 후 후회하지 않으려면 관심을 갖고 후보의 생각, 당의 방향 하나하나를 공부한 후 내 표의 방향을 결정하는 유권자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미국 선거’가 ‘우리 선거’다. 미국 선거를 통해 오늘 나와 우리 가족의 일상, 내일 우리 자녀의 미래와 은퇴 후 우리 삶의 질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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