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과 ‘사랑’ … 언뜻 비슷한 단어인 것 같지만 매우 다른 뜻을 담고있는 단어들이다.
동경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부러움… 꿈의 요소가 함께하고 있는 말이지만 사랑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신과 대상을 동일시하는, 사랑을 말한다.
사람은 가끔 그 누군가를… 그 무언가를 사랑한다. 그러나 사실은 동경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과 혼동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사랑하는 것이 동경하는 것과 혼동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무엇이 동경이고 무엇이 사랑일까?
얼마전 김기덕 감독의‘피에타’란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 국내 영화계가 떠들썩했었다.
언론은 일제히‘한국 영화계의 이단아’김기덕의 쾌거를 톱으로 보도했고 TV도 그에 대한 프로그램들로 무성했었다. 미술하는 나의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김감독은 냄새를 잘 맡는 예술가이다.
그는 영화를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에 무게를 두고 제작한다고 한다. 그가 주장하는 예술성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영화는 대체로 야성과 광기… 질서의 파괴, 도발들로 가득하다.
김감독은 학교 공부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영화인이었다고 한다. 창조적 지성들이 그렇듯 그 역시 갇혀진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것이 오히려 열등의식을 자극하고 창조적 애너지로 작용, 오늘의 김감독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영화에 대한 선호도 여부는 차치하고, 그가 걸어왔을 고독의 무게 만큼은 어떤 면에서 감동을 주는 바가 크다.
혼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무소의 뿔처럼 고독하고 아픈 것일 것이다. 긴 영화와의 사투, 그리고 고독의 긴 여행이 찬란한 황금사자상으로 보답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나 그를 지켜보는 사람에게 있어서나 뭉클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예술과 고독… 참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이다. 그 무엇을 사랑한다면(그것이 사람이든 예술이든) 신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아름다움과 함께 고독이라는 고통을 동시에 선사한다.
동경이란 그저 부러움에 그치지만 사랑은 고통을 동반한다. 강렬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신은 어쩌면 피흘리는 고통으로 온 인류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진실로 아름다운 것에는 늘 고독(고통)과 함께하는 법인 것 같다.
서양음악의 진정한 출발은 종교에서 부터였다. 음악이 그저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음악이란 미학(아름다움)이 아니라 사실은 자아와의 마주침… 영성의 진한 고독의 소리를 듣는 순간을 말한다. 신과 마주하는(기도) 순간만큼 고독하고 홀로 있을 때도 없다.
음악은 사실 기도의 다른 형태이며 영성의 또다른 장르이기도 하다. 특히 서양음악은 종교개혁이 일어났던 바로크 시대부터 그 진정한 부흥을 알리기 시작했다.
왜 음악은 신을 찾으려는 의지가 가장 왕성했던 시기에 큰 발전을 보게 되었을까? 그것은 음악과 영혼… 종교가 같은 선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크 시대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시기를 말한다. 인간이 교회의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신을 찾자는 운동이다.
천주교의 권위에서 벗어나 성서 속에서 찾아낸 신… 영혼과의 만남을 음악 속에 담아낸 것이‘오라토리오’등이었고 비로소 사람들은 음악 속에 깃든 신의 영광에 감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바로크 음악은 종교음악이 전부는 아니었고 독주곡과 실내악곡, 오페라 등 세속적인 곡들도 함께 담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낭만주의같은 과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바로크적인 소박한 아름다움이었다.
진실한 감동은 차떼고 포떼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없다. 즉 본능(망상과 욕심)이 아니라 사실은 순수(고독)이기 때문이다.
영롱한 빛깔의‘미완의 진주’란 뜻의‘바로크’연주회가 10월6일(오후 4시) 팔로알토 I church(670 East Meadow Dr.)에서 열린다. 원전악기로 펼쳐내는 이번 연주회은 특별한 아름다움이 기대되는 연주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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