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통증이 심한” 한인들을 위한 전문가들의 1대1 무료상담이 마련된다. 병이 날만큼 가슴속에 꾹꾹 눌러두었던 “삶의 어려움을 실컷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다. 오는 20일의 ‘한인정신건강 검진의 날’, 장소는 LA 한인타운 인근 세인트빈센트 병원이다. 가정상담소와 의사협회 등 한인단체들의 공동참여로 전문가 25명이 자원봉사에 나서는 이번 행사는 정신건강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란 측면에서 상당히 뜻 깊은 서비스다.
가정상담소 자료에 의하면 한인 정신건강의 가장 큰 문제는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상담건수의 34%가 우울증이었다. “자살을 심각히 고려해봤다”는 한인의 비율도 LA전체 평균의 3배가 넘는 32%로 집계되었다. 자살하는 사람의 80%는 우울증에 걸린 상태라고 정신의학자들은 말한다.
한인들의 심각한 우울증 실태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특히 자살과 총기난사, 존속살해 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많은 관계자들이 대책의 시급함을 지적해왔다. 대부분 끔찍한 사건의 이면에는 우울증 등 병들어 피폐한 정신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잘 치료하면 가볍게 앓다가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 정신의 질병인 우울증도 신체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사후 치료보다는 사전 예방과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그러나 신체의 건강엔 지나칠 만큼 집착하면서도 정신건강엔 소홀한 것이 우리의 풍토다. 예방은커녕 발병 후에도 치료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하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이 심한 한국의 사회분위기 탓일 것이다.
그러나 방치된 정신질환이 얼마나 무서운 폭력, 참담한 비극을 초래하는지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이제는 정신질환에 대해 적극치료는 물론, 조기검진으로 예방에 힘쓰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다. 다음 주의 행사가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개인 및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 활발하게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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