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의 윌셔· 웨스턴 지하철역을 ‘알프레드 송 역’으로 명명하는 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한인이민의 본향과도 같은 LA 한인타운에 한인 이름들이 공공기관 ·건물명으로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민 110년을 바라보는 시점에 자랑스럽고도 의미있는 일이다.
2004년 작고한 알프레드 송 가주의원은 한인이민사를 관통하는 상징적 생애를 살았다. 하와이 초기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고, 하와이 대학에서 공부하다 2차대전 중 공군으로 참전했다. 이후 남가주로 이주해 변호사가 되고, 시의원을 거쳐 주 하원 · 상원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태동한 한인사회는 지금 2세들을 미국 각계의 전문분야로 진출시키는 모범 이민사회로 발전했다. 알프레드 송은 그 이민사의 발전 과정을 한 생애 중에 살아냄으로써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번 명명 추진은 그의 의정활동 업적을 기리기 위해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들이 주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 반갑고 고마운 한편으로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한인이민 선구자를 기리는 일에 한인사회가 보다 앞장서서 주도권을 잡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다.
현재 한인타운에는 도산 안창호 우체국, 찰스 H 김 초등학교, 김영옥 중학교 등이 있어 한인뿐 아니라 타민족까지 이들의 빛나는 업적을 배우고 그 정신적 유산을 이어 받는다. 이같이 명명되는 데는 한인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매번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힘을 합치는 모양새였다. 이제는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내년 한인사회는 이민 110주년을 맞는다. 괄목할 경제적 발전에도 불구 커뮤니티에 번듯한 문화센터 하나 없는 것이 한인사회의 약점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데 급급한 나머지 정신적 유산을 돌보는 데 소홀했다는 말이 된다. 한인이민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우리 후손뿐 아니라 미국사회에 널리 그 공적을 알려야 할 코리안 아메리칸 선조들을 찾아내 기리는 작업이 정착해야 한다.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한미박물관이 주도해도 좋고, 한인회가 부설 기관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알프레드 송 역’에 이어 거리며 건물에 속속 한인 이름들이 명명되어야 하겠다. 그래야 진정한 코리아타운이 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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