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졸 취업 별따기… 한인 젊은이 등 150만명 저임금
#사례1. 뉴욕주립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김 모(29)씨. 대기업에 취업해 전공을 살리는 것을 꿈꾸었던 김 씨는 그러나 대학을 졸업한 지 4년째가 되는 지금 아버지가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가게에서 매장 관리를 하고 있다. 졸업 후 원하던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김 씨는 지난해 한 중소업체의 공장 관리직으로 취업을 했었지만 저임금인데다 작업 환경마저 열악해 그만두고 말았다. 불경기 속에 그나마 어렵게 잡은 직장이었지만 단순직 일을 하느니 차라리 부모님 일을 돕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사례2. 보스턴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최 모(26)씨 역시 지난 2009년 졸업 후 2년 넘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다 결국 취업을 아예 포기한 경우이다.이력서를 십여 군데 넣어 보았지만 세일즈 관련 직종이 대부분이었다. 최 씨도 결국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와 집에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캐시어로 일을 돕고 있다. 최씨는 “아무리 불경기라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잡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취업난으로 이처럼 대학을 나와서도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상점 캐시어나 매장 관리인 등 단순 직종에서 일하는 청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 노스이스턴 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4세 이상 대졸자 가운데 53.6%인 약 150만 명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단순 노무직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단순직 취업률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가장 많이 취업하고 있는 직종은 소매 판매직이며, 이어 고객 관리직, 상점 캐시어, 비서직 등이었다. 평균 3만 달러를 초과했던 대졸자 초임 연봉도 지난해 경우 2만 7,000달러까지 떨어져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취업난 문제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들도 대폭 늘고 있다. 실제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7~09년 기준 부모와 함께 사는 20~34세 젊은이는 24%로, 17%에 불과했던 1980년보다 7% 포인트 늘었다.
지역별로는 뉴욕, 북부뉴저지, 롱아일랜드 일대의 비율이 30%로 커네티컷 브리지포트, 스탬포드, 노웍 일대 34%, 하와이 32%, 텍사스 31%, 플로리다 31%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상태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대학 졸업자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비영리단체나 기업에서 인턴으로라도 일을 시작해 경험을 쌓을 것 ▲자신이 원하는 급여 수준보다 적더라도 직장을 잡아 경험을 쌓은 후 이직을 고려할 것 ▲전반적인 분야 직종에 열린 자세를 가질 것 등을 조언하고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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