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재외선거는 큰 선거법 위반이나 법적문제 없이 완벽에 가깝게 관리되는 등 전체적으로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참여율 제고라는 장기적 숙제가 남았지만요.”
정태희 주 미국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사진)은 대선 투표가 10일 순조롭게 끝나자 워싱턴 유권자 및 한인사회에 감사를 표했다. 정 위원장은 “사실 선거 전만 해도 고국을 떠난 지 오래 된 해외 유권자들이 현재의 한국 선거문화에 제대로 적응할 지, 불법선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투표에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 등 우려가 컸었다”며 “미국의 정치 1번지에 사는 자부심이 있는데다 훌륭한 민주시민의식을 갖춰서 타 지역보다 높은 등록 및 투표율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지역 투표율 70.58% 등 전체 대선 투표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데 대해 정 위원장은 보다 많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미흡하다면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 등록이나 투표의 편의성 측면에서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하면 대선 투표율은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면서도 “그간 투입한 예산과 인력을 감안하면 그리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지대했음에도 바쁜 생업과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 때문에 실질적인 참여율이 부족해 아쉬웠다”며 “대선 후에 평가를 통해 다음 선거에서는 공정성을 담보한 가운데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선거 편의를 증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현재의 수시 명부제 대신 영구명부제의 도입, 영주권자들의 등록절차 간소화 등 제도적 개선 방안을 들었다. 특히 미국처럼 지역이 넓은 경우 추가 투표소의 설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전 세계 162개 공관에 투표소가 설치됐지만 모든 나라에 같이 법을 적용하는 것보다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광활한 영토에 13개 공관에서만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투표소가 제한되면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됩니다. 앞으로 재외 인구비례나 국토 면적을 감안해 추가 투표소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주 미국대사관 재외선관위는 대선 후 해체된다.
지난해 4월 부임한 정 위원장도 21개월의 임기를 끝내고 내년 1월말쯤 귀국해 중앙선관위로 복귀하게 된다. 워싱턴 선관위는 4년 뒤 있을 총선을 앞두고 다시 설치될 예정이다.
정태희 위원장은 “선거업무는 한시적으로 이뤄지나 현지의 정치나 선거제도를 연구하고 현지 실태를 정확히 조사해 선거의 기초자료로 삼아야 한다”며 “전 세계에 파견된 55명의 선거관 중에서 미국 등 주요 공관에 10명가량은 상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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