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철인 디오게네스(기원전 412-323)는 세상 사람들이 의를 버리고 이를 택하고 정신을 버리고 물질을 구하는 비참한 세상을 바라보며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 대낮에 등불을 들고 아테네 거리를 걸어가면서 “사람을 찾소”라고 외쳤다고 전해진다.
그는 가난을 즐기며 나무통 속에 살면서 평소처럼 햇빛을 쏘이고 있는데 알렉산더 대왕이 그를 찾아가서 “나는 알렉산더 대왕인데 그대에게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소”라고 물었을 때 손사래를 치며 “당신이 내게 오는 햇빛을 가렸으니 비켜주시오”라고 대답한 일화로 유명하다. 알렉산더 대왕은 자리를 비켜 주면서 “내게 선택의 권한이 있다면 대왕이 아니라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인 디오게네스와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알았던 알렉산더 대왕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세상에 인종은 많으나 인물이 항상 부족하고 인간은 넘치나 참 사람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
창밖에는 언제나 빈 수레소리로 요란하다. 내실이 없는 겉껍질이요, 참 내가 아닌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덧칠된 허영의 모습이 범람하고 있다. 소리를 요란하게 지르는 사람은 많아도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용히 들으려는 사람이 별로 없는 사회다. 외화내허의 병이 만연해가고 있다.
진실이 아닌 허구가 세상을 진실처럼 위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상처 난 얼굴을 위장하기 위하여 짙게 분칠을 하고 거리에 나섰다가 소낙비를 만나면 다시 본래의 모습이 곧 드러나고 만다. 속이 허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빈 부분을 위장하기에 바쁜 것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인간을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세상에는 선과 악이 횡행하여 혼란하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승려와 속한(俗漢), 유교에서는 군자와 소인, 기독교에서는 천사와 사탄을 구분하기도 한다.
망한 사람의 사전 속은 과욕과 허영으로 가득 차있고, 성공한 사람의 사전 속에는 근면과 성실의 땀 냄새로 충만하다. 천분과 지족은 인간 행복의 근본이다. 나 자신, 나의 가정, 내 조국이 가장 중요하듯 내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일은 오늘을 성실하게 땀 흘리는 자의 것이다.
일본과 같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도 남에게 베풀 줄 모르고 영토분쟁으로 사리사욕에만 눈이 멀다보면 평안할 날이 없고 선진국으로서의 귀한 대접을 받을 날이 없다. 나 자신을 넘어서 우리라는 더 크고 아름다운 울타리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걸인과 같이 허술하게 살아가는 디오게네스를 무소불위의 권력과 부귀영화를 지닌 알렉산더 대왕이 부러워하는 연유를 알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남의 손에 쥐어진 떡은 항상 내 것보다 더 커 보이고, 남이 선 자리의 잔디밭은 내가 선 곳의 잔디보다 더욱 푸르러 보이지만 막상 그 자리에 가보면 내가 선 곳의 잔디빛깔과 푸르기가 다를 바가 없음을 곧 느끼게 된다.
이 세상은 나만 알고 내 이웃을 외면하는 사고방식 때문에 늘 불평불만과 아비규환의 연속이다. 행복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철인 디오게네스와 그를 부러워하는 마음을 지니고 세상을 통치하던 알렉산더 대왕의 자세가 부러운 오늘이다. 오늘도 디오게네스가 참사람을 찾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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