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퍼보울이 펼쳐지는 뉴올리언스 수퍼돔 앞에서 한 팬이 수퍼보울 배너를 쳐다보고 있다.

로마숫자 밸류
I= 1
V = 5
X = 10
L = 50
C= 100
D = 500
M = 1000

수퍼보울 XLVII?

매년 수퍼보울 때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로마숫자다. 수퍼보울은 전통적으로 열리는 연도 대신 몇 번째 수퍼보울이라는 로마숫자를 뒤에 붙이는데 보통 사람들은 이 로마숫자에 익숙지 못해 헷갈리기 마련이다. I, II, III 까지는 누구라도 금방 알아볼 수 있지만 이후 숫자는 읽는 법을 모르면 난해한 암호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수퍼보울 명칭에서 복잡한 로마숫자를 떼버리자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기도 한다.

다음달 3일 뉴올리언스 수퍼돔에서 벌어지는 올해 수퍼보울은 제47회째로 숫자 47을 로마숫자로 표시하면 XLVII가 된다. 수퍼보울을 맞아 로마숫자 읽는 법을 살펴본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로마숫자도 읽는 방법만 알면 해독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우선 I=1, V=5, X=10, L=50, C=100, D=500, M=1000 등을 기억해야 한다.

각 알파벳에 부여된 수치를 알면 그 다음은 위치를 살펴야 한다. 큰 숫자의 왼쪽 숫자는 그만큼 빼라는 의미이고 오른쪽 숫자는 그만큼 더하라는 의미다‘. XL’이라면 L(50)에서 X(10)를 빼라는 의미이니 ‘40’이 되고 반대로 ‘LX’라면 L(50)에 X(10)를 더해‘ 60’이 된다. 따라서 47은 40+7이고 40은 XL(50-10), 7은VII(5+1+1)이니 ‘XLVII’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오른쪽에 붙여 더하는 것을 최고 3번까지 할 수 있어도 왼쪽에 붙여 빼는 것은 한번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즉 ‘7’은‘ 5+2’로‘ VII’이 되지,‘ 10-3’라고 IIIX로 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더하는 것도 3번까지만 허용된다. 즉
‘9’는 ‘VIIII(5+4)’가 아니라 ‘IX(10-1)’로 쓰고 ‘40’도 XL(50-10)이지XXXX(10+10+10+10)이 아니다.

숫자의 자릿수가 커져도 알파벳이 달라지는 것을 빼면 원칙은 같다. 예를 들어 숫자 1977은 1000(M)+900+70+7로 나누고 여기서 다시 900은 CM(1000-100), 70은 LXX(50+20), 7은 VII(5+2)가 되니 ‘1977’은‘ MCMLXXVII’이 된다.

수퍼보울 외에 영화에서도 맨 끝에 크레딧에 종종 나타나는 로마자 숫자는 바로 영화가 만들어진 연도를 의미한다. 올해(2013년) 만들어진 영화라면 MMXIII이 될 것이다.

로마숫자는 이렇게 암호 같은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아주 쉬운 숫자도 등장한다. 바로 2016년에 벌어지는 50번째 수퍼보울은 공식적으로‘ 수퍼보울 L’이 된다. 그런데‘ L’이라는 약자는 흔히 스포츠에서 ‘ Losing’을 표시하는데 쓰이기에
NFL은 은근히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