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한인축구협회는 과거 지역 한인사회의 자랑이었다.
한인 인구가 훨씬 많은 대도시 못지않게 많은 인원이 축구장에 모였고, 매달 열리는 축구대회에 선수는 물론 가족까지 가세해 수백 명이 한판 축제를 벌였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축구 동호인 감소에 따라 축구대회가 위축되자, 축구협 임원들은 축구계의 부흥에 헌식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일부 전현직 임원들의 행동은 이러한 축구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축구협 총회장. 회의 시작 전 이미 상당수의 참석자가 전작으로 취해 있어 ‘멀쩡한’ 참석자들이 정상적인 총회 진행이 가능할지 우려해야 했다. 총회가 시작되자 우려는 현실로 됐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 회장은 인사말 후 회의 내내 코까지 골며 잠을 잤고, 전직 회장 한 명은 만취해 회의 내내 횡설수설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발언을 신청하고도 말을 잇지 못했다.
차기회장을 뽑지 못해 고심하는 다른 참석자들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총회는 결국 회장 선출은 물론 식순에 나온 감사보고도 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서둘러 폐회했다.
축구협회 전현직 임원들이 축구를 되살리기 위해 그동안 기울인 열성을 감안하면 이번 총회의 추태는 일회적인 소동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축구협회의 자정 능력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총회의 소동에 대해 따끔하게 질타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냥 그럴 수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다음 총회나 모임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축구협회의 자정 능력에 대한 지적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젊은 층의 비판과 협회의 노력으로 자취를 감쳤던 경기장 음주도 최근 들어 슬그머니 다시 등장했다. 이뿐 아니다. 수년 전에는 전직 회장 한 명이 전직 회장단 모임에서 모은 거액의 기금을 유용했다.
이 전직 회장은 기금을 빼낸 후 은행계좌까지 폐쇄했지만 전직회장들과 협회는 쉬쉬하며 묻어두고, 대신 유용한 돈을 나눠 갚게 했다. 이 전직회장은 사생활과 관련해서도 물의를 일으켰지만 협회는 지난해 대표팀의 일원으로 선발, 시카고 전미축구대회에 출전시켰다. 그는 여전히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협회가 축구의 저변확대를 이루고 성장하려면 회원들의 처신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반성하고 고쳐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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