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으막한 언덕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떠나보내야 하는 기억들, 정들, 습관들은 얼마나 마음을 할퀴고 나서야 아물 수 있을까?
노란 장미꽃 한 송이 관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으며 뒤로 물러선다.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히 쉬시어요.” 햇볕 내리쬐는 땅 위도 이렇게 추운데, 저 땅 밑은 얼마나 축축할까? 아니, 아니 어쩌면 더 푸근하고 따스할지도 모르지.
둥그런 테이블에 친구들 모여 앉아 40여 년 동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간다. 한동안 못 만났던 얼굴들, 반가워 손을 잡는다. 쓸쓸한 마음으로 소곤소곤 이야기들은 시작되고, 간간히 들려오는 웃음소리 속에 목소리들이 높아진다. 수북수북 담아져 나오는 음식들 빈 접시 되어 나가고, 맛있다 맛있다 입맛 다신다. 좋은 사람들 얼굴 마주보고 앉아 훈훈한 마음으로 웃고, 헤어질 때 힘내라며 등 두들겨 줄 날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 모두 늙어감에 가슴속 서늘한 바람, 자꾸만 두꺼운 코트 깃으로 다독거려본다.
며칠 전 집 앞뜰에서 노란색 장미 한송이 눈에 띄어 다가가 보니 정말 예쁘다. 길고 길었던 올 겨울 추위 견디다 겨우 한 봉오리 피어나 이렇게 예뻐 보이나? 아니, 아니 어쩌면 힘들고 삭막한 이 세상 서로 사랑하다 오라는 꽃 편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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