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성애자 즉 게이와 레즈비언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연설에서 동성애자에게 보다 많은 보호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법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영국 정부도 최근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상정하였다. 한국 정부 역시 성소수자의 인권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 금지법을 준비하고 있으며, 동성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퀴어(Queer)영화가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메릴랜드 주와 미국의 여러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한인사회에서는 내심 불편해 하거나 당혹해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둘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고 반대하는 입장으로 동성애를 죄악으로 보고 있는 견해이다.
다른 견해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입장으로 오바마 대통령처럼 “동성애자도 우리와 같이 평등하게 창조된 사람들로서 법 앞에서 평등하고 차별 없이 대우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성애 논란의 핵심은 동성애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어 보인다. 동성애 반대론자들은 동성애를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바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위배하고 본성(本性)을 거스르는 죄악이요, 성적 타락의 행위로 보고 있다. 이는 전통적 인간관과 성경에 나와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문자적 해석에 기인한 입장이다.
동성애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통전적(通典的, holistic) 성경해석과 함께 하느님으로부터 지음 받은 인간의 평등권과 인권의 소중함에 대한 믿음 그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이성의 산물인 심리학, 의학, 생물학 등 자연-인문-사회과학적 연구를 수용한 가운데 나온 견해이다.
아직 신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동성애의 원인이나, 동성애가 선천적인지 혹은 후천적인지를 명백히 가려줄 권위 있는 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분명한 것은 동성애는 모든 인류의 문제이지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며, 개인의 종교적 신념의 문제인 동시에 과학의 영역과 관련된 문제이다.
종교적 신념과 함께 동시에 생명과학과 사회 및 인문 과학 등 과학의 전 영역을 통하여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성애자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한인사회에는 아직 동성애 문제가 별로 없다고 외면만 할 수는 없다.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무조건 반대만을 외치는 것도 공허하다.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리는 동성애 합법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언제든지 직장에서 동성애자인 동료들과 일할 경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우리의 자녀들 가운데 동성애 문제로 말 못할 고민과 아픔을 겪는 경우도 배제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신앙이나 주관적 입장을 절대화하여 동성애를 무조건 죄로 규정하거나 동성애자를 더러운 사람으로 몰아세우고 정죄하기에 앞서 ‘동성애 문제’의 지혜로운 해결을 위하여 학문적 연구와 종교적 성찰이 먼저 필요하다.
다음으로 동성애자를 성적 소수자로 바라보는 관용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고민과 충격, 그들이 세상 속에서 겪는 사회적 고통과 사회 부조화에서 오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포용해 주어야 한다. 그들 역시 대다수인 이성애자와 동등한 한 인격체요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는 먼 사람이 없다.
끝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동성애자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성(性) 정체성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섣불리 누구를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 나와 다름이 곧 틀림을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동성애에 대하여 성급한 반대나 배척에 앞서, 우리의 사회가 ‘동성애’에 대한 충분하고 객관적인 이해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예수님이라면 그들을 어떻게 대하실까?’를 물으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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