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이 25일 취임하면서 박근혜 시대가 열렸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는 역대 다른 대통령 때와는 사뭇 다르다. 박 대통령의 법과 원칙 소신에 여성 특유의 섬세한 포용력이 더해져 21세기 소프트파워의 리더십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기치로 내걸었다. 취임사에서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국정 목표를 제시했다. 국민들이 먹고 사는 데 대한 불안, 안보에 대한 불안 없이 살아갈 환경이 조성된다면 ‘국민행복’의 절반은 이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현실은 이를 실현하기에 쉬운 상황이 아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민들이 우선 바라는 것은 삶의 조건이 개선되는 것이다. 경제가 침체된 지 여러 해가 되면서 나은 삶에 대한 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40대만 되면 명퇴 걱정을 해야 하며, 50?60대는 대책 없이 직장에서 밀려나고 노년층의 빈곤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 민주화를 실현해 전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골 깊은 양극화를 볼 때 경제 민주화는 바른 방향 설정이다. 박근혜 정부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루는 안정된 경제정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남북이 분단된 한반도에서 안보는 국민행복의 기본 조건이다. 최근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북한은 4차 핵실험과 미사일 추가 발사까지 감행할 태세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깨어지고 남북 관계는 심각한 경색 국면이다. 박 대통령이 내세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렇다고 신뢰 혹은 대화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미동맹을 주축으로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한편 남북 간 협상 채널을 유지하는 현실적 외교안보 정책이 필요하다.
미주 한인사회가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것은 보다 열린 인재등용 정책이다. 재외한인 인재들을 적극 기용해 달라는 것이다. 미주한인 1.5세인 김종훈씨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글로벌 시대에 맞는 현명한 인사이다. 국경의 의미가 사라져가는 시대에 700만 재외한인들을 품어 안는다면 한국정부로서는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다양한 조치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국민행복’에 경제와 안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이다. 한국은 지역, 세대, 이념으로 심각하게 양분되어 있다. 동과 서, 좌와 우 사이의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서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서로 믿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반대편에 있는 거의 절반의 국민이 박근혜 정부에 대해 갖는 정서가 바로 그렇다. 게다가 새 정부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는 이들 절반의 국민의 소외감을 더욱 깊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절반이 아닌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소수에서 눈을 돌려 국민 다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소통의 자세이다. 법과 원칙은 중요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병행되지 않으면 독선으로 치달을 위험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소통과 포용의 통 큰 정치를 펼쳐서 국민이 행복한 대통합의 시대를 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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