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여성욕탕에 있다 쫓겨났다”
소비자 기관에 고발장 사과-시정 요구
버지니아 센터빌에 소재한 한인 운영 대형 찜질방 ‘스파월드’가 성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라디오 방송 ‘WTOP’, 워싱턴 시티 페이퍼 등 지역 언론들은 성전환 여성 리야 쉬싱이 지난 해 말 스파월드를 찾았다가 종업원으로부터 동성애자 또는 성전환자는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쫓겨났다며 소비자 옹호기관에 불만을 접수시켰다고 보도했다.
지역 언론은 그러나 “종업원이 영어에 능숙하지 못해 대화에 혼란이 있었을 뿐 쉬싱은 차별을 당하지 않았고 요금도 모두 환불받았다”고 말한 제임스 리 매니저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양측의 주장이 다르다고 전했다.
‘스파월드’가 성전환 여성을 차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소식이 지난 주 처음 보도되면서 소셜 미디어나 지역 언론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자 스파월드는 쉬싱이 고발장을 접수시킨 소비자 옹호기관인‘Better Business Bureau(BBB)’에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를 비정상적인 성적 성향의 손님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제출한 상태다.
사건은 작년 말 중국계 미국인인 쉬싱이 사업차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발생했다. 마라토너이기도 한 그는 아시아 스타일의 스파를 자주 이용해왔으며 그날도 센터빌에 소재한 스파월드를 찾았다가 일이 터졌다. 쉬싱은 인터뷰에서 “다양한 온도의 욕조가 있는 한국식 스파는 운동 후에 몸을 푸는데 그만이어서 좋아했고 캘리포니아에서도 자주 찾았다”며 “다른 운동선수들도 같은 이유로 한국식 스파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쉬싱은 “당시 스파월드의 여성용 욕탕에서 쉬고 있을 때 종업원이 다가와 ‘당신은 다르게 보이니 나가줘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내가 곧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약자)’ 가운데 하나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섯 명의 손님이 내가 키가 크고 근육이 있으며 매우 넓은 어깨를 가진 체형이어서 여성들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나의 생식기에 대해서는 언급한 게 없는데 체형만 가지고 차별을 한다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쉬싱의 불만을 접수받은 ‘BBB’는 이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월28일 스파월드 측은 서면으로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비정상적인 성적 성향의 손님은 받지 않는 것이 업소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또 스파월드는 “함께 업소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비정상적인 성적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스파월드의 공식 입장에 쉬싱은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런 규칙은 불법”이라며 “버지니아가 이보다는 더 진보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임스 리 매니저는 “그 서한은 스파월드 내에서는 어떤 성적 행위도 할 수 없다는 의미였는데 언어의 차이 때문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에 덧붙여 리 매니저는 “앞으로는 성전환자를 내쫓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쉬싱은 “이번 사건으로 어떤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고 또 소송을 할 생각도 없다”면서 다만 스파월드의 사과를 받아내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반드시 시정돼야 함을 알리고 싶을 뿐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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