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길 전 LA 한인회장 전 한나라당 연수원 부원장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되었던 김종훈 씨가 사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참담하면서도 한편으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종훈 씨는 한국이 낳은 훌륭한 해외 인재이다. 1.5세대로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 미국 속 한인들의 자랑이었다.
그는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이제 미국에서 일군 모든 것을 버리고 “저를 낳아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남은 일생을 바치고자 돌아왔다”고 사퇴 발표 기자회견에서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한국행을 선택한 것은 한국의 미래, 특히 박근혜 정부의 미래가 앞으로 다가올 창조경제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여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이루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했으나 그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하였다.
그가 장관내정자로 발표되었을 당시 나는 한국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고 분석하였다. 한국 국민들과 특히 정치권의 대대수가 처음엔 그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코멘트가 슬슬 흠집 내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순간 나는 ‘그가 곧 낙마하겠구나’ 하고 느꼈다.
우리의 조국 한국은 지연, 학연이 유난히 강해서 그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는 특유의 텃새가 사람을 끌어내리고 때로는 죽이고 살린다는 것을 나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김종훈씨의 미 시민권의 포기 문제가 나왔을 때 미주 동포들은 그가 이중국적으로 헌신하기를 바랐다. 나 역시 그가 절대 미 시민권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이중국적을 유지할 수 있기를 마음으로부터 응원했다.
그러나 미 CIA의 자문위원으로 일한 그에게 국가관이 서 있겠는가? 그가 과연 국가가 해야 되는 마지막 결정 단계에서 한국을 위하여 유익이 될 것인가?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문제까지 물고 헐뜯는 내용이 그의 지명을 반대하는 진영에서 준비 했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 그것이 한국의 정치권이며 그것이 바로 한국국민이 고쳐야할 의식 구조라고 생각한다.
1996년 나는 한국 정치권의 부름을 받아 미국 시민권과 모든 것을 버리고 7년 반이라는 세월을 조국에 헌신하였었다. 김종훈 씨와 나는 직위와 상황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있겠으나 한국 정치권에 영입된 후 미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등 거쳐야 했던 모든 과정은 다름이 없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바로 한국의 정치판은 견제와 중상모략 술수가 판치는 곳이다. 나는 한국을 떠나면서 다시는 이 땅을 밟지 않으리라 하고 결심을 하였었다.
김종훈 씨가 미국 시민권을 버리면 미국 법은 다시 그를 미국 시민이 되지 않게 한다. 그가 장관으로 재직하며 많은 실적과 공적을 낸다 할지라도 그가 5년 동안 그 자리에서 끝까지 조국에 헌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그가 그 자리를 떠날 때는 한국에 대한 실망과 공허만이 남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가 사퇴한 것을 나는 환영한다.
한국 국민과 정치권은 더 이상 해외동포에 대한 의심과 견제 그리고 기존의 자리의식을 버리고 국가 발전이라는 대전제 하에 우수한 인재 등용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며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게 급변하는 시점이다. 북한의 도발이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안보 상황 또한 극히 불안하다. 더 이상 구시대적 사고로 인한 소모전을 피하고 국가의 안위와 번영의 길로 매진하는 정치권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은 피나는 고생 끝에 미국에서 성공신화를 이룬 미국 속의 한국인 김종훈 씨의 조국사랑의 뜻을 소홀히 여기지 말기 바라며 집권당은 어떤 다른 방법으로라도 그의 뜻을 관철 시킬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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