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사보도, ‘사회를 변화시킨다’
▶ ‘뉴스추적’ 등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활약
"시민들은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저널리즘은 그것을 파헤쳐서 보여줄 의무가 있습니다."
현재 하버드 대학 니먼 펠로우로 선정돼 미국에 머물고 있는 한국 SBS 방송국의 이정애(41) 기자는 16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재단(The Asia Foundation) 본부에서 ‘서울의 뉴 미디어와 탐사보도’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 재단 초청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그는 “1980년대 서슬 퍼렇던 군부독재 시절 어느 언론도 정부를 비판할 수 없었다”며 당시 전두환 정권하의 저널리즘의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1983년 탐사보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추적60분’이 탄생했으며 초창기 탐사보도의 형태는 정부 비판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이슈를 들추는 식이었고 그 마저도 중단됐다며 이후 1990년대 들어서면서 ‘PD수첩’(MBC•1990년), ‘그것이 알고 싶다’(SBS•1992년), ‘추적 60분’(KBS•1994년) 등 본격적인 풀 스케일의 탐사보도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1997년부터 방송된 SBS ‘뉴스추적’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4년여간 활동한 이씨는 2002년 의경과 전투경찰 내부폭력과 가혹행위를 카메라에 담고 그에 따른 정신적 후유증 등을 보도해 군대 내 폭력에 대한 각성과 이를 줄이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2003년 제34회 한국기자상 기획보도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탐사보도를 통한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강조하면서 공공방송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대중에게 접근하는 인디펜던트 탐사보도 ‘뉴스타파’ 등의 활약도 언급했다.
강연이 끝난 후 이 기자는 앞으로 다루고 싶은 보도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심리적 외상) 회복’을 취재하고 싶다”면서 “특히 ‘저널리즘과 트라우마’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탐사보도에 대해서는 “나를 ‘트라우마’라는 화두에 관심을 갖게 만든 사건인 ‘형사미성년 문제’를 다루면서 만난 8살 여자아이의 성폭력 사건이었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를 보면서 한 명을 제대로 못 도와주면서 어떻게 사회 전체에 메시지를 전달하나 혼란스러웠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1995년 SBS에 입사해 사회부, 국제부, 뉴스추적, 경제부 등을 거치면서 현재 미래부 소속인 이정애 기자는 아시아 재단이 추천해 2012∼13 하버드대 니먼 펠로우로 선정됐다.
한국기자가 니먼 펠로우로 선정된 것은 1963년부터이며 이 기자가 니먼 펠로우로 선정된 26번째 한국 기자이며 한국 여성 기자로는 이진숙(MBC) 전 기자 다음으로 두 번째이다.
니먼펠로십에는 외국 기자 12명과 미국 기자 12명이 참여한다. 니먼펠로십은 1937년 아그네스 니먼 부인이 하버드대에 100만 달러를 기증해 시작된 언론인 연수프로그램이다.
이정애 기자는 펠로우 기간 동안 ‘복합 트라우마’와 저널리즘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김판겸 기자>
16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파운데이션 본부에서 열린 강연에서 SBS 방송국의 이정애 기자가 탐사보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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