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정부가 매입한 워싱턴 DC내 대한제국 공사관을 후세들을 위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세들에게 한글과 한국역사를 가르치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총회장 강용진)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문화재청 관계자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역사적인 건물이 자라나는 동포 후세, 현지 미국 시민, 정치 지도자 및 세계 외교 관계자들에게 귀중하고 생생한 반성의 외교 및 역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 이승민 회장, 이내원·이문형 전 이사장, 이은애 미주한인재단-워싱턴 회장은 17일 한식당 설악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 대한제국 공사관 활용에 대한 생각을 자세히 개진했다.
이내원 전 이사장은 “문화재청이 먼저 미주 한인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말씀드린다”며 “이 건물은 한국을 알리는 문화, 전시 공간의 차원을 넘어 비록 치욕의 역사라 해도 반드시 우리가 기억해야할 자료들을 보관하고 교육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이사장은 또 “이 건물은 대한제국의 국권 상실과 가쓰라 태프트 조약과 같은 강대국의 패권추구가 남긴 고통과 희생의 현장”이라며 “향후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 질서 확립의 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 전시 방법에 대해 청원서는 공관 건물과 관련된 국권 수호의 노력과 일본의 침략 만행을 생생하게 알리는 한글 및 영문 기록을 내부에 전시하고, 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관련 기록과 사진을 볼 수 있게 하며, 이러한 자료들을 DVD로 제작해 미 전국 한국학교에 배포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공관의 주인이었던 고종황제, 초대공사 박정양, 한국 국토 수호의 상징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를 전시하는 안도 담고 있다.
청원서는 한국 문화재청과 문화유산 국민신탁, 미주한인재단-워싱턴을 수신처로, 주미한국대사관과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워싱턴 지역 한인회들이 참조 기관으로 명기해 작성됐다.
이은애 미주한인재단-워싱턴 회장은 “미 전역 1,000여 한국학교 학생들이 역사 진실 그대로를 교육받아야할 필요성이 있다”며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청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주한인재단-워싱턴 5인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구 공사관 건물 매입 성금 8만달러는 문화재청에 기부하기로 결정됐으며 이번 관계자의 워싱턴 방문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문형 전 이사장은 “동포들의 성금이 문화재청에 전달된다는 이유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주 한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바람직한 공사관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으며 이내원 전 이사장도 “한국 정부가 매입하기는 했지만 공사관 운영은 미주 한인동포들의 생각이 적절히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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